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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꽁푸 7시간전

28강 음양응상대론7

마음을 비우는 것이 최고의 건강 비결이다!

황제가 말했다. 음양을 본받는 것은 어떠합니까? 기백이 말했다. 양이 넘치면1 몸에서 열이 나고, 살결이 닫히면2 숨이 거칠어지고 이 때문에 몸을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힙니다.3 땀이 나지 않고 열이 나면 이빨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하고 편치 못하여4 배가 가득차서5 죽으니, 겨울은 견딜 수 있지만6 여름은 견딜 수 없습니다. 음이 넘치면 몸이 차가워지고, 땀이 나면7 몸이 항상 차갑고[清], 자주 떨고 춥습니다. 추우면 <손발이 차가워지는> 궐증이 되고, 궐증이 되면 배가 가득차서 죽습니다. 여름에는 견디지만 겨울에는 견디지 못합니다. 이것은 음과 양이 번갈아 넘침이 변하여, 병이 생기는 모양새8입니다.

帝曰, 法陰陽奈何? 岐伯曰, 陽勝則身熱, 腠理閉, 喘麤爲之俛仰. 汗不出而熱, 齒乾, 而煩寃腹滿死. 能冬不能夏. 陰勝則身寒, 汗出身常淸, 數慄而寒. 寒則厥, 厥則腹滿死. 能夏不能冬. 此陰陽更勝之變, 病之形能也.


1. 한의학에서 음양이 균형을 이루는 것은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관건이다. ‘몸에서 열이 나고 살결이 닫히는’ 것은 양이 넘치는 바람에 음양의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2. ‘살결이 닫힌다’는 것은 피부의 모공과 모세혈관이 수축되는 것을 가리키는데, 그렇게 되면 땀이 정상적으로 배출될 수 없고, 체내의 열울[熱鬱]이 심해진다.

3. 원문은 숨찰 천喘[헐떡이다, 기침하다], 거칠 추麤. ‘천추’는 한의학에서 숨이 거칠고 빠르며 고르지 못한 것을 가리킨다. 힘쓸 면, 숙일 부俛, 우러를 앙仰. ‘부앙’은 기침을 심하게 하여 몸을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히는 것을 가리킨다.

4. 원통할 원寃.

5. 칠정내상(七情內傷, 칠정, 즉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사랑, 증오, 욕망]’으로 생긴 내상)[정신적인 스트레스]이나 음식내상(飮食內傷), 육음(六淫, 풍(風)·한(寒)·서(暑)·습(濕)·조(燥)·화(火) 등 육기(六氣)가 지나쳐서 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된 것) 등으로 간비(肝脾)가 쇠약하여 기혈이 맺히고 수습(水濕)이 운화(運化)되지 못하여 생긴다.

6. 견딜 내能. 그래서 석곡 선생은 ‘能奴代反’이라 주를 달았다. 能 자의 발음을 표시한 ‘반절(反切)’이다.

7. 몸에 한기를 느끼면 모공이 닫혀서 양기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으면 문제가 없는데, 몸이 추위를 느끼는데도 땀샘의 분비가 그치지 않아 땀이 나는 것을 말한다. 

8. 원문은 ‘형능(形能)’이다. 어떤 이는 ‘능(能)’ 자가 ‘태(態)’ 자의 오기라고 한다.


황제가 말했다. 이 두 가지[음과 양]를 조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백이 말했다. 칠손팔익(七損八益)1을 알면 이 두 가지가 조절될 수 있고, 이것[양생의 방법]을 쓸 줄 모르면 나이에 비해 일찍 늙게 되는 마디[節, 때]가 될 것입니다.2 나이가 마흔이 되면 음의 기운이 저절로 반으로 줄어듭니다.3 일상생활이 시들해집니다. 나이 쉰이 되면 몸이 무거워지고, 귀와 눈이 밝고 맑지 않습니다.4 나이 예순이 되면 생식기[陰]가 시들해지고[痿],5 <신장의> 기운도 크게 시들해지며, 9구멍이 통하지[利] 않아서, 아래는 허하고 위는 실해져며,6 콧물[눈물 체涕]과 눈물[울 읍泣]이 모두 나옵니다. 그러므로 이[양생의 방법]를 알면 굳세지고, 이를 모르면 늙습니다, 그러므로 같은 곳에서 나와서 이름만 달라질 뿐입니다.7 지혜로운 사람은 <몸이> 같음을 살피고, 어리석은 사람은 <굳세고 늙음이> 다름을 살핍니다. 어리석은 이는 족하지 않고[늙음], 지혜로운 이는 남음이 있습니다. 남음이 있으면 눈과 귀가 맑고 밝으며, 몸이 가볍고 굳세어져, 늙은이는 다시 굳건해지고, 굳건한 이는 더욱 <자신을 잘> 다스리게 됩니다. 이러므로 성인은 애써 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無為] 일을 하고, 마음이 편안함[恬澹: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이 능함을 즐기고, 마음을 비워서 마음 속에 아무 것도 없는 상태[虛無]를 지키는 것에서 하고픈 바를 따르고 뜻을 유쾌하게 하기에 수명이 끝이 없고, 하늘땅과 함께 마치니, 이것이 성인이 제 몸을 다스리는 것입니다.8

帝曰, 調此二者奈何? 岐伯曰, 能知七損八益則二者可調, 不知用此, 則早衰之節也. 年四十而陰氣自半也, 起居衰矣. 年五十, 體重, 耳目不聰明矣. 年六十, 陰痿, 氣大衰, 九竅不利, 下虛上實, 涕泣俱出矣. 故知之則强, 不知則老. 故同出而名異耳. 智者察同, 愚者察異. 愚者不足, 智者有餘. 有餘則耳目聰明, 身體輕强, 老者復壯, 壯者益治. 是以聖人爲無爲之事, 樂恬憺之能, 從欲快志於虛無之守, 故壽命無窮, 與天地終. 此聖人之治身也.


1. 원문 ‘칠손팔익(七損八益)’에 관한 견해가 여러 가지다. 어떤 이는 ‘칠손(七損)’은 방사(房事)에서 우리 몸의 정기(精氣)를 손상시키는 일곱 가지 정황, ‘팔익(八益)’은 방사가 우리 몸의 정기에 이로운 여덟 가지 정황을 가리킨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위 단락과 연결시켜, 팔익은 양이 넘칠 때[陽勝] 몸에 열이 나는 것[身熱], 살결이 닫히는 것[腠理閉], 숨이 거친 것[喘麤], 몸을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히는 것[俛仰], 땀이 나지 않는데 열이 나는 것[汗不出而熱], 이빨이 마른 것[齒乾], 가슴이 답답하고 편치 못한 것[煩寃], 배가 가득하여 죽은 것[腹滿死] 등 여덟 가지 증상. 그리고 칠손은 음이 넘칠 때[陰勝] 몸이 차가운 것[身寒], 땀이 나는 것[汗出], 몸이 항상 차가운 것[身常清], 자주 떠는 것[數慄], 추운 것[寒], 궐증[厥], 배가 가득하여 죽는 것[腹滿死] 등 일곱 가지 증상을 가리킨다고 한다. 명나라 때 저명한 의학자인 오곤(吳昆)은 칠손과 팔익을 우리가 <상고천진론>에서 읽었던 남자와 여자의 인생 주기와 연결시켜 설명하고 있다. 기억을 되살리자면, 여자는 7년을 주기로 7살에서 49세까지 7단계, 남자는 8년을 주기로 8살에서 64세까지 8단계에 나타나는 몸의 현상에 대해 살펴봤다. 오곤은 “잃는다[損]라고 한 것은 여자의 천계는 7을 벼리로 삼아서, 14살[2☓7]에 천계가 성숙한 단계에 이르러, 생리가 때에 맞춰 내려오니, 음혈이 항상 줄기 때문에 ‘칠손(七損)’이라고 한다. 팔익(八益)이라고 하는 것은 남자는 8로 벼리를 삼아서, 16살[2☓8]에 천계가 성숙한 단계에 이르러, 정기가 넘치니, 양이 항상 남음이 있고, 생리로 잃음이 없기 때문에 ‘팔익’이라고 한다.[損者, 女子天癸以七為紀, 二七而天癸至, 月事以時下, 陰血常虧, 故曰七損. 八益者, 男子以八為紀, 二八而天癸至, 精氣溢滿, 陽常有餘, 無月事之損, 故曰八益.]”라고 했다. 석곡 선생은 “여자는 49세[7☓7], 남자는 64세[8☓8]에 천계가 끝난다.[女子七七, 丈夫八八, 天癸之終也.]”라고 주를 달았으니, 오곤과 같은 맥락에서 ‘칠손팔익’을 이해하고 있다. 

2. 송나라 때 시인 소식(蘇軾, 1037-1101)은 동생 소철(蘇轍, 1039-1112)에게 보낸 〈화자유민지회구(和子由澠池懷舊)〉라는 시에서 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떠도는 인생 무엇과 같은 줄 아니, 하늘 나는 기러기가 눈 내린 진 땅을 밟은 것 같은 거야.[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라고 했다. 눈이 녹으면 기러기 발자국은 사라진다. 인생은 이렇게도 짧다.  

3. 양생을 모르는 사람은 나이 마흔 좌우가 되면 신장[腎]의 음정(陰精)이 반으로 줄어들고[], 늙기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음의 기운’은 신장의 기운을 가리킨다. 우리가 <황제내경>의 앞부분에서 이미 살펴서 알고 있듯이, 신장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하다. 남자는 40세[5☓8] 전후로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고, 여자는 35세[5☓7] 전후에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기 시작한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가 마르며, 얼굴색이 초췌해지며 반점이 생기고, 체력과 정력이 떨어지며, 성기능이 감퇴하고, 소변이 잦아지며, 야뇨가 많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월경이 불순한 것이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4. 한의학에서 신장과 간 그리고 비장이 허하면 몸이 무거워진다고 한다. 나이 50이 되면 정액[신장]과 혈액[간]이 모두 허해져서 몸이 무거워지고 따라서 움직임이 수월하지 않다. 신장, 간과 연결된 귀와 눈 또한 그래서 밝고 맑지 않게 된다. 

5. 마비될 위(痿)는 시들다, 쇠약하다는 뜻이 있다. 

6. 아래가 허하고 위가 실한 것은 신장의 기운이 부족한 때문이다. 아래가 허한 것은 전립선의 비대해져 소변이 순조롭지 못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눈물과 콧물이 나는 것은 위가 실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7. 같은 몸인데, 양생의 방법을 알고 모름에 따라 몸이 굳세지고 늙는 것이 달라진다.

8. 우리가 1강에서 살펴봤던 ‘염담허무’는 <황제내경>을 쓴 이들이 내세우는 최고의 건강비결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 하늘땅과 명을 같이 할 수 있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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