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8세가 되면 신기(腎氣)가 충실해지고, 머리카락이 자라며 치아를 갈게 된다. 16세가 되면 신기가 성해지고, 천계의 발육이 성숙한 단계에 이르며, 정기(精氣)가 넘쳐흐르고, 남녀[陰陽]가 화합1하게 되므로 자식을 낳을 수 있게 된다. 24세가 되면 신기가 고르고, 체력[筋骨]이 강해지며, 사랑니가 나고 발육이 최고점에 도달한다.2 32세가 되면 체격[筋骨]3이 실하고 튼튼해지며, 근육에 알통이 생기고 단단해진다. 40세가 되면 신기가 쇠하고, 머리카락이 빠지며 치아가 건조해진다.4 48세가 되면 양기(陽氣)가 몸의 위에서 쇠하여 다하게 되고, 얼굴이 초췌해지며, 귀밑머리가 반백이 된다. 56세가 되면 간기(肝氣)가 쇠하고, 근(筋)이 움직일 수 없게 된다.5 64세가 되면 천계가 고갈되고, 정기가 줄어들며, 신장(腎臟)이 쇠하고, 치아와 머리카락이 떨어져 나가며, 몸의 <쇠약한 정도가> 최고점에 달한다. 신장은 물을 주관하니, 오장육부의 정기를 받아서 이를 저장하는데, 장부(臟腑)가 성하면 <신장은 정기를> 배설할 수 있게 된다.6 지금 오장이 모두 쇠하여, 체력이 달리고[解墮], 천계가 다하게 되니,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몸이 무거워지며, 걸음이 바르지 않고, 자식을 낳을 수 없게 된다.
1. 원문 ‘음양화(陰陽和)’에서 음양은 남자[陽]와 여자[陰]를 뜻하며, ‘화(和)’는 ‘화합(和合)’, 즉 섹스를 의미한다.
2. 24세에 신장의 기가 고르게 되고 사랑니가 난다고 했는데, 치아의 발육이 신장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한의학에서 ‘신장은 뼈를 주관한다[腎主骨]’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궁금증이 풀린다.
3. 원문 ‘근골(筋骨)’은 근육과 뼈를 합친 말인데, 체격 또는 체력을 뜻한다.
4. 치아가 건조해지는 것은 신화(腎火)가 끓어올라 신수(腎水)를 고갈시켜 발생하는데, 노화[갱년기]의 한 현상이라고 한다. 남자는 40세에 갱년기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5. ‘56세가 되면 간기(肝氣)가 쇠하고, 근(筋)이 움직일 수 없게 된다.’고 하는데, 근은 근막을 가리킨다. 한의학에서 ‘간은 근육을 주관한다[肝主筋]’고 한다. 왜 간이 근막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린다. 간이 안 좋으면 근맥이 느슨해져 손발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6. 오장육부의 활동이 왕성하여 신장이 배설하는 정기는 땀, 콧물, 귀지, 소변과 대변 등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장부가 성하다’는 것은 신진대사가 잘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