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근처. 고요한 주변과 비슷한 패턴.
그 패턴 속에서 나날이 달라지는 삶의 증거들이 축적됨을 느끼고 있다.
하나 사람과의 만남은 바뀌지 않는다.
내게 있어 타인과의 교류는 더 이상 새로운 만남을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타인과의 교류는 이제는 계절처럼 일정한 순환과도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일상의 템포가 매 순간 비슷한 이유는
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그렇기에 매번 비슷한 류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싶지 않았다.
나는 대체 내 주변인들을 만나 무엇을 얻고 무엇을 느끼는가?
대체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유의미한 걸까? 이제는 어떤 것이 정답에 근접한 지 판가름하기조차 꺼려진다.
사람을 만난다는 그 패턴을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만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다는 것이 되겠다. 더 이상 나의 이상향에 이 사람들이 이 이상 비집고 들어올 수 없겠다고 단정 지어졌을 때 나의 공기는 한층 눅눅해졌다. 여기까지 와서 내가 무엇을 갈구하는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그것에 파고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라도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 또한 지겹게 알고 있다.
사실 노력하고 싶지 않은 게 클 것이다. 자연스러움에 기댈 뿐이고.
무엇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람이란 반복될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