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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격려

교권, 직업적 사명감, 그리고 수험 생활

by 강철파파

매일 아침마다 엘리베이터는 한숨으로 가득했다.


'고대까지 나왔는데 왜 여기있어요?'

'제가 왜 청소를 해야해요?'

치킨을 시켜주었으나 교탁에 수북히 쌓인 치킨무.

사회적 지위가 의심되는 어줍잖은 악성 민원.


소위 SKY라 불리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영어교사가 수업 시작 전 학생으로부터 은 발언들, 요즘 학생들의 평균적인 마인드가 담긴 행동들, 악성 민원을 접한 실례이다.


'나 인강이랑 책 살게.'


교권의 끝없는 추락, 그로 인한 사명감 상실, 박탈감은 이 영어교사가 이직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그래, 결정했구나. 이 길은 당신과 연이 아니었구나.

끝이 보이지 않는 수험 생활이 시작되었다.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며,

나라의 안보와 외교를 위해 헌신하는,

지금보다 더 보람찰거라 생각하는 자리를 꿈꾸는구나.


별다른 대안 없이 슬퍼하기만 하지 않아 오히려 다행이랄까.

매일 매일 끊이지 않는 교권 추락의 현실은 오히려 그녀에게 '얼른 합격해서 이직해야 하는 이유, 원동력'이 되었다.


가정이 있기에 당장 교직을 그만둘 수가 없다.

일과 공부, 육아를 병행하는 극한의 삶 속에서도 나의 와이프는 매일 밤 온 우주의 집중력을 끌어모으기 바쁘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를 졸업하신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난 그냥 물리를 엄청 좋아해. 너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좋아하는 걸 니들한테 전수해주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하고, 그 문제어 동그라미 표시를 하는 그 모습을 볼 때의 희열을 너희는 모르겠지.'


교직에 보람을 느끼며 일하는 '스승'이 몇이나 될까.


'후 끝났다. 왜케 어렵냐...'


'오늘도 수고했네. 고생했어.'


풀리오 마사지기를 켜며 오늘을 마무리하는 내 와이프.

정말 멋지고, 수고가 많았다. 진심으로.


Leave your ego at the desk.

응원할게.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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