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런데 제가 강의를 하고 싶은 분야는 이미 기라성 같은 강사님들이 많아서 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떤 강의를 할지 정했다고 하더라도 고민은 계속된다.
이미 어지간한 분야는 활발하게 활동 중인 강연자들이 있고, 그들의 강사로서의 커리어는 이제 막 날개를 펴고자 하는 초심자가 결코 따라 잡을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선배 강사들은 강연 내용의 우수함은 물론이고 수많은 실전 경험으로 얻은 능수능란함, 오랜 시간 관리해 온 강의 처까지, 도저히 틈이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기억하라.
단언컨대, 하늘 아래 같은 강의는 없다.
심지어 똑같은 강의 교안으로 강의를 한다고 해도 강사에 따라 강의 내용도, 전달 방식도 모두 달라진다. 당연히 청중의 반응 역시 강사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다.
그 뿐이랴.
심지어 똑같은 강의 교안을 가지고 똑같은 강사가 강의를 하더라도 오늘 강의와 내일 강의는 전혀 다른 것이다.
강의는 마치 뮤지컬 같은 공연과도 같아서 완벽하게 동일한 것이란 존재할 수 없다. 그 날의 청중의 호응, 강사의 컨디션, 전 날 읽은 책이나 뉴스의 영향, 강의 직전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받은 에너지, 강의 중 갑자기 번뜩이는 새로운 영감... 이 모든 것들이 강의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다.
그러니 앞서 가는 것 같이 보이는 다른 강사들과 강의 분야가 겹친다고 하더라도 지레 겁을 먹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선배 강사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이 어려워 보인다면 강의하기로 마음먹은 분야에서 나만의 키 콘셉트를 찾아보자.
키 콘셉트(Key Concept)는 다른 사람은 갖지 못한 나만의 핵심 콘셉트로 나를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만드는 열쇠를 말한다.
환영받는 강사가 되기 위한 방법도 이와 같다.
내 강의 영역의 1등이 되거나, 1등은 아니지만 나만의 확실한 강점을 가지거나.
1등을 목표로 하는 것은 분명 훌륭한 전략이나 초심자가 선택하기엔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다.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어쩌면 평생 손아귀에 쥐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만의 확실한 강점으로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확고하게 구축된 강의 영역을 바탕으로 종횡무진 활동하는 강사들이라면 어떨까? 1등이 아니어도 좋다니! 경쟁 사회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겐 가뭄의 단 비와도 같은 말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만의 확고한 영역은 어떻게 찾을 것인가?
여기서 다시 팀 페리스의 말을 되새기자.
1등이 되거나, 두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25퍼센트 안에 드는 능력을 키우거나.
우리가 선택하고자 하는 것은 후자이다.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확실히 25퍼센트 안에 들 정도로 할 수 있는 일이나 강점을 나열해보라.
혹시 25퍼센트라는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해 보이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얘기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도 고등학생들의 머리를 쥐어뜯게 만드는 9등급 제도에서 25퍼센트는 4등급에 속한다.
즉, 25퍼센트의 기술 혹은 강점이라는 것은 고등학생들의 성적 기준으로 치환해봤을 때, ‘아무래도 3등급은 어렵겠지?’하며 긴가민가한 정도의 우수함을 말한다.
<고등학교 9등급 제도의 석차 누적 비율>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1등급을 받아 누구나 이름대면 알만한 유수 명문대에 합격할 우등생이 되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학교생활을 착실히 하고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했다면 노려봄 직한 3등급 끄트머리, 혹은 4등급 앞머리 정도 수준이 되는 기술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이어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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