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핑거 Jan 26. 2023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좀더 머물러도 되겠다.



그리고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휴식을 취했으며.

운동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놀이를 하고,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배우며 조용히 지냈다.

그리고 더 깊이 귀 기울여 들었다.

어떤 이는 명상을 하고,

어떤 이는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춤을 추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그림자와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치유되었다.

무지하고 위험하고 생각없고 가슴 없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지구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위험이 지나갔을 때

사람들은 다시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잃은 것을 애도하고,

새로운 선택을 했으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치유받은 것처럼

지구를 완전히 치유해 나갔다.






----------------------------------------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봉쇄와 격리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천될 때 미국 위스콘신주의 전지 교사가  (키티 오메라) 쓴 시이다. 페이스북에 게재되자 전 세계 수 많은 이들이 공유했다.



새삼 그때 느꼈던 감정과 유유히 지나간 시간들이 기억났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휴식을 취했다. 말씀을 붙들고 기도했고 아이들과 시편 23편 말씀 암송을 하며 “사막의 음침한 골짜기로 거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리라.” 하신 말씀을 선포하며 평안을 찾아갔다. 어떤 이는 그림을 그렸겠고 어떤 이는 춤을 추고, 명상을 하며 각자 조용히 지내며 무언가 더 깊이 귀 기울여 듣는 연습을 했을 것 이다. 삼형제들은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데도 셋이서 너무 사이좋게 평안하게 잘 지냈다. 함께 어울려 뒹굴고 끌어안고 소란스럽게 놀이를 즐기며 우애가 두터워졌다.










어떤 이는 자신의 그림자와 만나기도 했다. 나도 그랬다. 나는 아이들과 하루종일 집에 머무르며, 아이들이 잘 노는 시간동안 틈틈히 글을 썼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다양한 글을 통해 글쓰기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글쓰기를 통해 내 안에 나를 제대로 직면하고 인정하고 나를 위로해주었고 치유되었다.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치유한 나는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모두 그렇게 새로운 선택을 했고 새로운 모습을 꿈꾸었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했고 스스로를 치유해나갔을 것 이다.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지만 분명 치유되고 변화되는 시간들이었다. 유치하지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으니 감히 키티 오메라의 글을 인용하여 몇 글자 적어볼까...





--------------------------------------




여름엔 더워서 못 나가고

겨울엔 추워서 못 나가고

미세먼지로 못 나가고

바이러스로 인해서 못나간다.

아끼지 않고 소중히 여기지 않은 댓가를

혹독하게 치른다.

비명을 지르고 있는 지구를 외면하지 말고

우리는 집에 좀더 머물러도 되겠다.

그 시간이 나를 치유하고

서로를 치유하고 지구가 치유되는 시간이 된다면

우리는 불평하지 말고 조금 더 집에 머물러도 되겠다.




그 시간이 있어야

우리는 소중함을 느끼며 돌아볼 수 있고

새로운 선택을 하며 변화를 꿈꿀 수 있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하며

전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by shinsee




작가의 이전글 누구나 작가가 되는 시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