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 어린 시절 그리고 돈

Learn about money

by 강 사무장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한 아이가 태어난다. 이 아이는 주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생명을 유지하며 무럭무럭 자라난다. 세상에 태어난 것이 처음이라, 이 아이에게는 모든 것이 첫 경험이다. 눈에 보이는 것, 손에 잡히는 것, 귀에 들리는 것, 코로 숨 쉬는 것 등 세상 모든 것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인생 5년 차. 세상은 그저 좋게만 느껴진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그렇게 원하는 대로만 해도 세상은 한없이 친절하고 따뜻하기만 하다. 걷기, 먹기, 쓰기 등 아주 작은 것들을 해내도 사람들은 칭찬과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인생 10년 차. 아이는 세상의 어떤 '흐름'을 포착한다. 엄마 아빠가 마실 물, 먹을 음식, 손에 잡히는 물건을 가져오기 전엔 수염이 짙은 웬 할아버지가 그려진 직사각형 모양의 종이를 꼭 챙긴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종이는 파란색/주황색/초록색 등 색깔별로 있으며, 가끔은 노란색 할머니가 등장할 때도 있다. 1년에 두 번 정도 엄마 아빠와 연결된 사람들이 모이는 시기가 있는데, 그때마다 어른들은 아이에게 다가와 노란색 할머니가 그려진 커다란 종이를 주곤 한다.


어른들께서 종이를 손에 쥐어주면, 엄마 아빠는 아이에게 꼭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야 함을 가르친다. 뭔지는 몰라도 그 종이가 '고마운' 존재라는 것을 아이는 인식하게 된다.


할머니가 그려진 종이를 가지고 슈퍼마켓에 가면, 할머니 1명이 수많은 할아버지로 바뀌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옆에는 숫자가 적혀있는데, 이 숫자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와 숫자가 적힌 색깔 종이. 세상 사람들은 이 종이를 '돈'이라고 부른다. 애석하게도, 10살 꼬마 아이는 아직 깨닫지 못한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서 이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를.








인생 15년 차. 10살에서 5년을 더 살아보니 세상이 썩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청소년이 된 아이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돈의 유무'로 괴로워하거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당장 자신의 가족들만 봐도 그렇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때때로 한숨을 쉬고 계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접한다. 왜 그러냐고 여쭤보면 "돈이 없어서"라고 대답하신다. 그러고는 한 마디 더 덧붙이신다.


너는 커서 꼭 돈 많이 벌어라.



안타깝게도, 아이는 아직 부모님의 말을 가슴 깊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넉넉하진 않지만 의식주엔 딱히 지장이 없고, 앞으로도 쭉 그럴 것만 같다. 현재 자신이 누리는 모든 것들이 부모님의 엄청난 희생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는 알지 못한다.


인생 20년 차. 이제 막 미성년자에서 벗어난 아이는 더 이상 부모님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부터 비로소 '현실'을 자각한다. 자신이 직접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된다는 현실을. 처음으로 낯선 사람 밑에서 잔소리를 들어가며 돈을 벌어본 아이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처음엔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번다는 생각에 뿌듯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왠지 모를 서러움과 불만이 쌓인다. 무엇보다 사회에 나가면 자연스레 듣게 되는 돈에 관한 소식들, 그 소식들이 아이를 괴롭게 했다. 하지만 괴로움도 잠시, 시간은 굉장히 무심하게 그리고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어느덧 인생 25년 차. 겉으로 보기엔 어엿한 청년이지만 아직 마음은 어른이 될 준비가 안 된 아이는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가장 근원적인 질문이 떠오른다.


엄마, 아빠, 세상이 왜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