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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보다 예쁜 여자 May 25. 2024

뭉크를 절규하게 만든 사람들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회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을 전시하는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전시회 개막날인 22일 아침, 부지런히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으로 향했다.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회


전시는 모더니즘에 파격적인 공헌을 한 뭉크(1863~1944)의 일생을 돌아보며 그의 작품을 조명하고, 독특한 화풍과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표현기법을 탐구한다.





아시아에서는 최대규모라는 전시에는 예상대로 아침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전시장 안에도 관람객이 붐벼 차례로 그림을 봐야 했지만, 전시회 규모가 워낙 크고 작품수도 많아 관람객들은 만족한 표정들이었다.


재입장은 불가하다고 해서 오디오 가이드를 꼼꼼하게 듣고 사진을 빠짐없이 찍으며 4시간이나 머물렀다. 전시장을 나오는데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작품 소개할 게 많아 두 번에 나눠 글을 쓰려한다.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회 입구 전경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의 희귀 걸작 4편을 포함해 개인 소장자들이 지닌 126점, 전 세계 23곳의 소장처에서 온 유화와 판화 등 무려 140여 점이나 전시되었다. 전시를 기획한 부흐하르트(Dieter Buchhart) 큐레이터는 20년 넘게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16회에 걸쳐 뭉크 전시를 기획하고 연구해 왔다고 한다.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회



내가 기억해 낼 수 있는 지난 시간들 내내
나는 깊은 불안감으로 고통을 겪어 왔고,
내 예술을 통해 그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에드바르 뭉크



석판화 위에 뭉크가 직접 채색하는 재작업으로 독특한 예술작품으로 재창조한  핸드컬러드 판화 <절규> , 이번에 전시된 <절규>는  노르웨이 라이탄 패밀리 컬렉션이 소유한 작품이다



표현주의는 19세기말 산업화의 영향으로 불안정한 사회에서 생긴 예술 사조이다. 표현주의 작가들은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과 시각을 왜곡된 형태와 강렬한 색채로 작품에 담아냈고, 그 중심에 뭉크가 있었다.



전 세계에 단 2점뿐인 뭉크의 대표작 <절규>(1895) 채색판화가 아시아 최초로 전시되었다. 표현주의를 넘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역시 가장 인기를 끌어 사진 찍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그림 앞에 모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제된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석판화 위에 뭉크가 직접 채색하는 재작업으로 독특한 예술작품으로 재창조한  핸드컬러드 판화 <절규>



뭉크는 판화 위에 다시 채색해 독자성을 갖는다. 이런 채색판화는 뭉크가 최초로 시도한 기법으로 수정, 유약, 불투명한 악센트를 추가하기도 하고, 새로운 그림 요소를 도입하기도 하는데 유화와 마찬가지로 단 한 점씩으로 매우 희소하다.


전시는 걸작 <절규>를 넘어 뭉크의 예술적인 공헌을 돌아보는데 초점을 맞추어, 작품의 중심 주제들과 풍경화, 누드화, 초상화 등 14개 섹션으로 나눠 그의 색감과 제작기법의 끊임없는 실험을 보여준다.





섹션은 초년의 뭉크 ‘자화상’(1882~1883)으로 시작되어 말년의 자화상’(1940~1943)으로 마무리된다. 초년의 자화상은 뭉크가 10대 후반에 그린 자연주의 양식의 초기 작품으로 물감을 사용한 밝은 톤과 선명한 색채의 초기 작품이다. 전통을 거부하고 새로운 화법을 구현하던 1880년대 프랑스 화가들의 혁명적인 예술관이 담겨 있다.



<자화상> (1882-1883) 패널에 유화 물감 초년의 자화상, 뭉크가 10대 후반에 그린 자연주의 양식의 초기 작품



<팔뼈가 있는 자화상>은 검은 배경에 얼굴만 드러내고 아래에 팔뼈가 있는 석판화작품이다. 뭉크는 70여 점의 회화, 20여 점의 판화, 100여 점의 드로잉과 수채화로 자신의 감정과 심리상태를 연대기적으로 자화상으로 기록했다.



<팔뼈가 있는 자화상> 종이에 석판 (1895) 58.9x45cm, 남동생 안드레어스가 사망한 시기의 작품으로, 하단의 앙상한 팔뼈는 피할수 없는 죽음을 보여준다.



말년의 뭉크의 자화상은 색채의 불협화음으로 죽음과 삶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삶의 의지를 잃은 노년의 시선에서 그의 고독이 느껴진다. 이 자화상을 완성한 얼마 후, 1944년 1월 에켈리 자택에서 사망했다.



<자화상> Self-Portrait 캔버스에 유화 물감 Oil on Canvas 58x78.5cm 1940-1943



뭉크에게 죽음은 두려운 존재이자 특별한 의미였다. 어린 시절부터 질병, 죽음, 그리고 애도를 겪어야 했다. 어머니는 여동생 잉에르의 출생 이후 결핵을 앓다 3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3세가 되던 해 뭉크 역시 결핵에 걸렸으나 살아남았고, 이후 자신의 누이 소피에가 극심한 고통을 겪다 사망했다.



<병든 아이> 뭉크는 40년에 걸쳐 6차례나 <병든 아이>를 반복적으로 그렸다.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공포는 작품의 주제가 되어 수많은 작품으로 남았다. <병든 아이>에서는 누나 소피에를 머리와 어깨만 축소된 구도로 여러 버전으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병든 아이>(1896) 병든 아이의 다색 석판화에서 소녀의 머리와 어깨만 축소된 구도로 여러 버전으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임종의 자리에서>, <병실에서의 죽음>과 같은 작품들이 탄생한다.



<임종의 자리에서>(1896) 종이에 석판



나는 모든 사람의 가면 뒤에서 본다.
평화롭게 웃고 있는 사람들,
무덤으로 이어지는 길을
끝없이 걸어가는 창백한 시체들

-에드바르 뭉크


<불안>, 종이에 석판 <절규>의 고립된 개인과 달리, <불안>에 등장하는 군중은 눈을 크게 뜨고 관객을 응시하며 정면으로 부딪친다.



앞쪽의 여성을 필두로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불안> 속 무미건조한 인물들의 표정은 인간 내면의 감정을 표현한다.



<불안> 종이에 목판, 손으로 채색



뭉크는 어머니 사망 후, 아버지로부터 정신적 학대를 받는다. 국가 장학금으로 파리 근교의 생 클루르에서 지내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린 그림이 <생클루의 밤>이다. 뭉크의 복잡한 실의, 슬픔, 우울감이 표현되어 있다.



<생클루의 밤> 캔버스에 유화물감 70x56.7cm (1893)



뭉크를 절규하게 만든 세 여성도 있다. 사랑에 대한 공포심과 동경을 모두 준 여인인 첫 연상의 유부녀 에밀리 타울로브는 여러 번 결혼하지만, 뭉크를 외면했다. 두 번째 여인 다그니 율은 일찍 죽는다.


<질투>는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는 절망스러운 이별의 순간을 표현했다. 뭉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유화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대표적 판화 작품이다.



<질투>종이에 석판, 수채 물감, 손우러 채색 1896)  두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질투의 감정을 표현.



세 번째 여인 툴라 라르센은 뭉크에게 너무 집착하는데, 자살소동을 벌이는 권총으로 가운데 손가락에 총상을 입는다. 큰 충격에 빠지고 <마라의 죽음>이라는 그림을 그린다.



<마라의 죽음>  (1906-1907) 종이에 석판 34.8x43.8cm



<붉은 머리와 초록 눈동자의 여자, 죄악> 은 툴라 라르센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름 모를 모델을 그린 후, 툴라의 모습을 덧붙여 그린 작품으로 새로운 상징적 의미를 더했다.



<붉은 머리와 초록 눈동자의 여자,죄악> (1902) 종이에 석판 전형적인 팜므파탈의 모습



뭉크는 일생동안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 불안과 고독 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뭉크의 핵심을 이루는 <생의 프리즈>(The Frieze of Life)는 현대미술의 중대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여겨진다. 삶의 순환과 관련한 주제들로 구성된다.





뭉크의 예술적 가치를 대표하는 <키스>는 뭉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작품화한 모티프 중 하나이다.



<키스> The Kiss 캔버스에 유화물감 (1921) 88.3x100.8cm <키스>는 더   이상 창문 앞 실내에 있지 않다.


<뱀파이어>는 채색판화 버전, 파스텔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화면에 등장하는 남녀를 강조하며 사랑과 고통을 표현한다.



<뱀파이어> 종이에 파스텔, 채색판회



에드바르 뭉크는 치명적인 여성과 연약한 여성을 하나의 그림에 결합하여 19세기 미술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종합한 <마돈나>라는 주제를 실험적으로 다루었다.



<마돈나> 종이에 석판, 수채물감,구아슈, 손으로 채색 (1895/1902) 58.2x42.6cm


전시는 9월 19일까지 이어진다. 다음에 이어서 뭉크의 작품세계를 상세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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