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연작시 3
나는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불 때면
나는 가장 먼저 흔들린다.
가을이 와도 붉어지지 않는다고
겨울이 와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나를 계절의 변두리에 두지 마라.
나는 다만
숲이 잠든 틈으로
눈을 뜨고 있을 뿐이다.
한겨울 습설이
내 잎끝마다 내려앉을 때
그 무게를
누군가는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지 않겠는가.
우지끈
몸이 부러진 날에도
나는 알고 있다.
늘 푸르름은 고집이 아니라
기꺼이 감당해야 할 자리라는 것을.
내가 늘 푸른 이유는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을
먼저 맞이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