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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 Aug 21. 2024

직장인에서 강사가 된 후 달라진 점

직장인에서 강사로 완전히 전향한 지 이제 2년이 되어간다. 이전에도 강사 일을 하고 있었지만 직장과 병행하는 투잡이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서도 강사로 투잡을 뛴 이유는
돈도 커리어도 아닌 "숨쉬기 위해서"였다.


직장을 다니면서 나의 자존감은 많이 낮아졌다. 눈치 봐야 할 일도, 사람도 많았고 그 모든 게 나에겐 버거웠다. 그러다 아는 사람을 통해 학원 강사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주말 동안의 강사 일이 나에게 "숨구멍"이 되었다. 강의를 하는 동안 그 시간을 온전히 채우는 건 내 몫이었다. 사무실에 묶여 주어진 일만 하던 내게 강의는 숨구멍과도 같았다.


그렇게 전문 강사로 전향을 하게 된 지 시간이 조금 흘렀고 점점 직장인과의 차이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모든 건 장단점이 있으니 말이다.


1. 달라진 일의 의미


강의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매 순간이 의미 있다는 것이다. 내가 강의를 하는 모든 순간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언제나 나에게 크나큰 동기부여가 된다.


직장인일 때는 일에 대한 의심과 의문을 품을 때가 많았다. "이 일을 왜 하는 거지?", "이 일을 하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거지?", "난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 거지?". 결국 목적성을 잃고 그저 하루하루 출퇴근하는 것과 월급의 의미를 두며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강의라는 건 "학생을 돕는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목표가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는 게 너무 좋다.



2. 뼈저리게 느끼는 "안정성"


프리랜서로 일을 하면서 깨달은 건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회사를 다니는 것 자체가 "안전망"이라는 사실이다.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으면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들이 많다. 월급, 연말정산, 세금, 퇴직금 등등 내가 굳이 챙기지 않아도 직장이 의무적으로 알아서 해주는 일들이 많다.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프리랜서에게는 하나하나 다 어렵다. 돈을 못 받을 때도 있고, 못 받은 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때도 있고, 연말정산을 위해선 세무사를 찾아가야 하고, 퇴직금은 당연히 없다.


안정적일 때는 몰랐던 "안정"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3. 사람의 가치는 수입으로 매겨질 수 없다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본질적인 차이는 돈을 버는 방법이다. 직장인은 시간을 주고 돈을 얻는다. 일을 하든 안 하든 8시간을 채우면 돈을 받는다. 프리랜서는 결과를 주고 돈을 얻는다. 그래서 일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돈이 없고 일을 해서 결과를 내면 돈이 생긴다.


나는 직장인일 때 "내 연봉=내 몸값"이라고 생각했다. 보너스도 포함해서 말이다. 연봉이 8천이면 난 8천짜리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


내 연봉이 5천이든 1억이든 직장을 나오면 0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0에서 10이 되고 100이 될 때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자면, 나의 건강, 날씨, 경제, 그리고 가장 크게는 "운".


지금 나는 직장인 때보다 돈을 많이 벌고 있다. 그렇다고 내 가치가 올라간 걸까? 내 능력이 좋아진 걸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런 때인 거다, 운이 좋은 것이고.





강사라는 것, 프리랜서라는 것, 직장인이 아니라는 것과 같은 나의 외부적 변화는 나의 정체성과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만약 퇴사를 꿈꾸고 프리랜서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현실은 상상과는 훨씬 다를 것이라고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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