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well은 이런 뜻입니다.
I ate well. 밥 잘 먹었어요.
I watched the movie well. 영화 잘 봤어요.
I drank coffee well. 커피 잘 마셨어요.
분명 well을 한국어식 영어 사전에 나와 있는'잘'이란 글자 그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well은 여러 가지 다양한 뜻이 있다. 그중 하나는 '능력이나 기술, 기능을 잘한다'라고 쓸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It didn't go well. 그거 잘 안 됐어요.
-> 무엇인가 기능적으로 잘 안 되었음을 말한다.
Are you sleeping well? 잘 주무시죠?
-> 건강이나 몸의 기능적인 면을 묻기에 well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You're breathing well. 호흡 잘하고 있어요.
-> 마찬가지로 건강적인 기능을 말하므로 well을 쓴다.
밥을 잘 먹고, 영화를 잘 본다는 것은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닌, 내가 만족하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영어식 표현에서는 well 대신에 enjoy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Did you enjoy the movie? 그 영화 잘 봤어요?
I enjoyed the coffee. 커피 잘 마셨어요.
I enjoyed the meal. 식사 잘했어요.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는 기본적으로 '주어+동사'의 어순이 다르다는 것부터 몇 가지가 있다.
그중 미묘한 단어의 뜻, 사용법의 차이는 어려운 듯 쉽고, 쉬운 듯 흥미롭다.
무조건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고, 각 언어의 고유한 특징을 파악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잘해야 즐기는 것인지, 즐기게 되면 잘하게 되는 것인지 갑자기 글을 쓰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즐기게 되면 well 한 상태, 즉 '잘'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소 부족해도 그 순간, 그 느낌 자체를 즐거워하다 보면 조금씩 관심이 생긴다.
작은 관심이 모이다 보면 시간이 쌓일 것이고 시간 속에서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할 것이다.
스스로만의 방법도 나름 모아진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좀 더 즐거워하는 순간이 많아지면 결국 well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맨 처음 영어를 삶의 결핍을 채우려고 배웠던 순간, 즐거워할 여유가 내겐 없었다.
살아야 하니, 가계를 꾸려가야 하니, 돈을 벌 '생계수단'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내가 가르치는 영어로 인해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목격했다.
아이들은 나와의 수업을 즐거워했고, 그 즐거움은 '좋은 성적, 영어를 잘하는 아이'를 만들어 주었다.
그들의 즐거움이 점점 커지고 나는 내 영어를 즐거워하기 시작했다.
나의 즐거움은 곧 나의 실력 향상을 만들었고, 그 뒤로 'well'과 'enjoy'는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다.
엄마로서의 삶도,
영어쌤으로서의 삶도,
딸로서의 삶도,
그리고 나 자체로서의 삶도 '잘'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누구보다 잘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삶 속에서 어느덧 나는 부정적인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우울, 불안, 실패, 낙담 이란 단어가 삶을 채우기 시작할 때,
나는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하기로 결심했다.
최선을 다해서 즐기는 것! enjoy를 선택하기로 했다.
잘하지 않아도 웃고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기대했던 내일이 아니어도 또 다른 하루를 기다리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나의 삶을 깊숙이 즐기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