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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종달새 Oct 21. 2024

25년 차 영어쌤의 영어단어장

(6) instead는 이런 뜻입니다. 

"너 대신에 내가 주문할게. " 에서 대신에 라는 말을 instead라고 생각하였다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틀리게 쓰는 말 중 하나인 instead?  위의 말은 너를 포기하고 내가 주문한다는 것이 아니다. 

너를 위해서(너의 편의를 위해서) 내가 주문해 준다는 뜻이므로 If you want, I'll order for you.라는 말이 맞다. 




instead를 무조건 '대신에'라고 배웠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아무런 구분 없이 무조건 instead를 '대신에'라는 말로 사용하게 된다. 


instead of는 '대신에' 이전에 선택과 포기의 뉘앙스를 갖고 있다.

즉, 일본 대신에 파리 가자. 콜라 대신에 물 먹자 처럼 무엇인가를 하나 포기하고 다른 대안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네가 나 대신에 사인 좀 해 줄래?

'대신에'라는 단어 때문에 instead of를 쓰는 것이 아닌, '날 위해서 싸인 좀 해 줄래?'라는 뜻의 문장에는 ' oo을 돕기 위해서'의 for를 사용해야 한다.


instead (부사로 사용)  뒤에 아무것도 없이 단독으로 사용

instead of (전치사 of 뒤에 동명사, 명사) A나 B 둘 중에 하나를 포기 

Ex) red instead of blue : 파랑 버리고 빨강 선택 

Ex) water instead of coke : 콜라 대신에 물

Ex) Paris instead of Japan: 일본 대신에 파리 




25년 차 영어강사 현실 속에서  instead of의 선택과 포기 상황을 늘 직면해야 했다.


논문 마지막 학기에 임신을 하게 되었을 때, 나는 터질 듯한 배를 안고 논문을 쓰면서 인천 공항에서 APEC 통역관으로 일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심장이 쿵쾅 거리고 아랫배가 당겼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예상치 못했던 임신으로 인해서 '국제기구'라는 내 꿈이 멀리 날아갔지만, 휴학을 하기에는 내 인생이 남들보다 한참을 뒤처질 것 같았다. 


아이를 낳자마자 일을 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나의 몸과 마음은 서른 젊은 엄마의 철없음을 질책하듯 산후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신혼 초 살던 아파트가 6층이었는데, 그곳에서 젖을 물리고 재운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갑자기 베란다로 달려가고픈 생각이 들었다. 베란다에서 아래를 보고 있을 때, 날 빼고 세상이 돌아가는 느낌을 받곤 했다. 곧장 아래로 뛰어내려 자유롭고 싶었다. 


쌔근쌔근 작은 숨소리를 내면서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어느 것보다 엄마로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거울 앞에선 나의 모습은 여지없이 그 행복을 깨 버렸다. 지퍼가 있어서 수유하기 편한 펑퍼짐한 셔츠, 아이는 태어났지만 잃어버린 배의 탄력은 돌아올 기미도 없었다. 

며칠 동안 안 감아서 기름진 머리카락과 비릿한 젖냄새가 몸에서 떠나지 않았다. 

온전한 나를 잃어버린 듯한 불안감은 한동안 엄마와 여자 사이에서 나를 괴롭혔다. 



큰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나는 Instead of 대신에 for를 선택해야 했다. 

친정 부모님의 부도, 그리고 연쇄작용으로 무너지는 내 삶 그리고 시댁까지. 

나는 선택과 포기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이혼을 선택해야 했다. 

남들은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이혼을 참는다고 하는데, 나는 아니었다. 

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이혼을 해야 했다.


코너에 몰린 부모님은 마지막, 사채에 고금리까지 쓰면서 가족과 지인, 전 재산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시댁의 돈까지 포함되어서 나는 자연스레'죄인의 딸'이 되어야 했다.


내게는 선택과 포기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매일 지독한 싸움이 일어났다. 결국 내가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가정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

믿었던 장모, 장인에게 배신을 당한 남편의 유일한 탈출구는 '술'이었다. 

남편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고, 그 분노는 나를 향했다. 

'나 역시 피해자인데....' 


열등감과 죄책감에 시달린 사람은 점점 더 동굴 속에 갇히게 된다. 모든 종류의 가시를 만들어서 스스로를 보호하면서 세상 속에 숨어야 했다. 아이 앞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폭력과 욕설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나는 나의 아이들을 위해서 이혼을 선택했다.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결정하고 포기했을까? 

그 과정들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나의 선택이 옳은 것이길 바라면서 아이들을 키웠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현실 밖 바람이었고 욕심이었다. 

아이들은 나를 이해하면서 깨진 가정 위에서 아파해야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포기를 할까?

먼저 살아볼 수 없는 인생이기에 시행착오가 있다. 누군가를 위함도 온전치 않고, 

오랜 시간 눈물로 고민한 선택과 포기도 완벽하지 못했다. 

결국 나의 선택은 빛나지 못했다. 


한참을 돌고 돌아서 어느 정도 아이들이 나를 이해하게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선택과 포기를 해야 한다.

현재, 나는 누구를 위해서 회복을 하고 싶을까?

이기적이지만 이번에는 나를 위해서 다시 회복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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