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작가'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작가'로 내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좋은 콘텐트'로 활용되고..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사는 것이 너무 빡빡해서,
더는 숨을 쉴 수가 없어서였어요,
나도 좀 살아보고 싶은데,
나는 글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너무 사랑하니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진짜 나 같은 누군가도 어딘가에서
헐떡이면서 거친 숨을 몰아쉴 것 같아서였어요.
그래서 손 좀 내밀어 주려고 했어요.
'프로 아나 -혹은 거식증, 섭식장애' 건강이라는 주제로.
제가 그 인터뷰를 응한 이유는요.
'무서울 정도로 진화하는 거식증-섭식증'
'거식증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일명' 프로-아나'
그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불안정한 아들은 결국 음식, 운동을 선택하고
몸무게를 회복했죠.
아주 건강하고 체격 좋은, 어깨 딱 벌어진 운동하는 아이로 변했습니다.
그런데요, 의사 선생님도 어쩔 수 없는 '토하는 폭식'증상이 뒤따라 오네요.
그래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도 제 지난 힘들었던 시간을 되돌아보고 싶었고,
아들에게도 그럴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흔쾌히 이 녀석 응하더군요.
워낙, 말을 잘하고 사람들 앞에서 인터뷰하고 리드하는 거 잘했는데,
카메라 앞에선 떨지도 않더라고요.
덕분에 PD님께 칭찬도 받았죠.
막상 TV 방송이 되자,
아잇, 쪽팔려. 엄청 쪽팔린데, 괜히 했나 봐.
라고 하더라고요.
뭐가 이 녀석을 그렇게 불안하고 힘들게 할까요?
아직, 저 밑바닥에 있는 '수치심'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네요.
아들이 '토 안 하고 100일 버티기 ' 챌린지를 몇 번이나 실패하면서
토하는 횟수를 줄여 갑니다.
이제는 쉽사리 없어질 습관이 아니라는 것을
그 녀석도 저도, 의사 선생님도, 상담 선생님도, 그리고 식구 모두가 알지만요.
다행인 것은, 실패하는 챌린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 녀석에게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제는 말 없는 응원뿐입니다.
제 한 마디도 그 녀석에게는 민감한 잔소리 자체인 듯싶어서요,
제 입에 자물쇠가 있으면 좋겠어요.
아님, 때때로 내 마음과는 다르게 '욱'해서 나가는 그 핀잔들이
부드러운 말투와 격려의 말로 바뀌는 기계라도 발명해야 할 듯싶어요.
에필로그.......
글을 쓰는 일상 속에서도
아이와 나의 문제, 나의 지긋지긋한 삶이 바뀌지 않아서
잠깐 브런치를 멀리 했습니다.
이제 , 다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려고요.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처럼, 빛 한 줄기 없는 깜깜한 터널에 10년 이상 갇힐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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