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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종달이 Apr 06. 2023

제 꿈은 세스코맨이에요. (1)

마술사 최현우 

마술사 이은결 

......

까지만 안다. 

다른 마술사들에게는 정말 미안한데...



'마술사 김준표'가 '마술사 최현우' 보다 

더 유튜브 구독자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전혀 몰랐던 인물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유튜브를 안 보는 내가 알 리가 있나?)



데이비드 카퍼필드  정도는 돼야 

좀 괜찮은 거 아닌가? 





아들에게 초등학교 방과 후 '마술'을 나도 시키는 엄마였다. 

그냥 보통의 엄마들처럼. 

초등학교 까지는 맘껏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라고!



그게 녀석의 발목을 잡을 거라곤 단 한 번도 상상을 하지 못했다.


'마술사'는 아주 몇 명만 빼고는 

'돈'을 못 벌고 ' 생계형 직업'이 되기는 힘드니까. 


나는 그런 엄마였다. 




아들의 거식증을 버티게 한 요인들 중에는 

몇몇 사람, 몇몇 물건, 몇몇의 에피소드가 있다. 



그중 하나는 '마술'이었다. 


중학교 1학년이 되자 마술에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한 아들은 

거식증이 온 그 상황에서도 

혼자서 왕복 3시간의 거리를 

마술을 배우러 다녔다.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도 , 한국마술협회의 

고정적인 수강생이  스스로 되어 준  모범 수강생이다.)




아들은 손재주가 있었다. 


그 비싼 정규과정 교육비 때문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놀러 가서 사람들에게 마술을 보여주려고 

거리 공연을 하는 중학교 1학년 생. 



사람들은 속는다. 

아이들은 좋아서 물개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어린놈이.. 뭐 저래?'라고 쳐다보던 부모들은 

손뼉 치는 자기 아이들보다 먼저 '우와'를 남발한다. 


창피함, 부끄러움 전혀 없는 녀석이다. 


사람들에게 선천적으로 '친절하고 유머러스한'.. 

결국 마술 자격증 과정을 다 이수하고 

자격증까지 받고 마술용품을 파는 '지하굴'.


그곳에서 이 녀석은 최고의 어린 VIP이었다. 


마치 자기가 뭐라도 되는 냥, 용돈을 탈탈 털어서 

마술 용품을 사고 

코로나 속에서 마술사 형들이랑 

가게에서 공연 연습을 하고 왔으니까. 


(아들에게 있어서 관객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이 녀석은 진짜 마술이 좋은 것이다.)



중학교 2학년, 거식증에서 정상 몸무게가 올 때쯤, 

중 2병+사춘기 증상+우울증+거식증 부작용 (일명 불안과 난폭)이 

몽땅 한 번에 오니 아들의 취미 생활도 더욱 다양해졌다. 



보컬 트레이닝, 코로나를 무서워하였던 아들은 

클래스 101을 수강하면서 혼자서 노래 연습을 매일 하였다. 


엄마, 나 노래에 소질 있나 봐. 목소리 진짜 좋죠?



댄스 학원, 몸치 박치인 아들은 골라도 어쩜...

춤도 열심히 췄다. 아니 열심히 배우고 그대로 따라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보통 아이들이 금방 춤에 빠졌다가 질리거든요. 근데 이 녀석은..
어쩜 끈기가. 
진지하게 추고 연습하니 뭐라 하지도 못하겠어요. 


클래스 101에서도 마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김준표 마술사 강의를 구독해서 듣고 

스피치 강의를 듣고 



죄다 보편적인 내 상식에선 '돈'을 벌기 힘든 직업이었다. 





중 3, 모든 것을 자포자기하듯이 내려놓고 

학교도, 친구도, 자존감도 아들에게 있어서 뒤죽박죽이 되었던 그때. 

아들의 분노는 극에 달았고 나의 우울증과 분노 역시 감당이 안 되었다. 


그때 아들은 '킥복싱', '주짓수'를 배우기 시작했다. 



왜, 하필 운동선수지? 운동선수 힘든데. 
성공하고 돈 잘 벌 확률도 낮고...
아니 없고...




사실, 아들은 중학교 1학년을 미친 듯이 농구를 하였다. 

그 결과 손목, 허리, 발목, 무릎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얼마 전, 새로운 건물의 5,6,7층을 사용하면서 이전하게 된 'x정형외과'. 

아들은 그 병원의 단골 환자이었다. 

원장님과 농담 나누면서 수다 떠는 그런 환자. 

병원 건물 짓는 데 사용된 

벽돌은 아들이 다 샀으리라. 



또, 운동선수야? 왜 , 왜,  왜? 

그만큼 다쳤으면 됐지, 때리고 쳐 맞는 그 운동이 뭐가 좋다고. 

......




나는 그런 엄마였다. 


아들의 거식증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어떤 엄마'인지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 


나는 그 때까지 내가 좀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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