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X시어머니께

보통 할머니들 같이 해 주시는 게 그렇게 어려우신가요?

어머니, 잘 지내셨나요? X며느리입니다.

애들 아빠 통해서 소식은 듣고 있는데,

이제는 그만 일 놓으시고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그저 죄송스러운 맘이 듭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는 것도 죄송스럽고요..

어머님의 하나뿐인 아들을 졸지에 ' 이혼남'으로 만든 것도 자 제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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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어머님!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겠는데,

이 행동은 이제 좀 안 해 주심 안 되나요?

예전에 저한테도 그러셨잖아요.

하지만, 저는 바보 같고 , 당연히 그럼 안 되는 줄 알고

한 마디 뭐라 말할 수도 없었어요.

어머님의 속 마음은 그게 아니시겠지만, (맞다고 해도 할 수 없지만요)

아이들은 어른들의 마음까지 해석하고 알아서 배려할 만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의 아들과 딸이, 어머님에게 하나뿐인 장손의 아들이,

손주 손녀가 너무 힘들어하네요.

저는 충분히 느끼거든요.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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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하다. 먼 곳에 계셔서 자주 못 뵙는 친할머니.

아들을 워낙 좋아하시는 시골 분,

그렇다고 연세가 많으신 것도 아닌데,

유난히 '아들'에 집착하고

당신네 사람에 집착한다. 나의 X시어머니는.

거기 까진 좋다. 그런데, 왜 당신 딸들이 사는 삶이 정답이라고 생각할까?

당신 딸의 딸인, 손녀딸이 미국의 명문 대학을 갔다고,

꼭 그렇게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당신 딸들의 자식들이, 손주 손녀가 공부를 엄청 잘한다고

우리 애들까지 꼭 그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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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아시아에서 1등인 손녀딸이 있어. 누나 알지?

(웃긴다, 아시아 1등 아닌데, 막 지어 말하는 것도 짜증이 나네.)

할머니, 외손자, 손녀 많잖아. 너네만 친손자야.

그게 무슨 말인지 아니?"

...................

"네."

"무조건 공부 잘해야 한다. 학생이 공부해야지.

 운동할 수가 없어. 성공 못 해.

할머니 돈 많은 거 알지? 공부 못하면 나중에

너네 한 푼도 안 줄 거야.

알았니?"

.......................

"네."

"할머니는 아들이 하나뿐이야.

너네 아빠. 너네 아빠 밖에 없어.

 그래서 할머니는 할머니 아들 힘들게 하는 사람들, 다 미워. 너네도 마찬가지야. 너네가 아빠 속 썩이면, 미워할 거야.

 논 밭 하나도 주지 않을 거야."

.................

"네."

"고모들이 XX 들 공부시키는 거 봤지? 너네도 그래야 해.

 사람은 욕심이 있어야 해. 뭐든 1등, 할머니도 그래서 잘하잖아. 할머니는 국민학교 못 나왔어도 야학 1등, 춤도 1등, 소리도 1등, 돈 없었는데 지금은 XXX지역 1등."

"네".............................

딱, 전화기를 뺏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어머니는 절대 변하지 않았다. 변할 수 없지.

70년이 넘은 삶이 있는데.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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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한 번씩, 친할머니, 친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려야

하는 아이들이 안쓰럽다.

미국의 10위 안에 드는 대학을 가야,

전교 1등을 하고

특목고를 가야,

상을 받고 장학금을 받아야 성공한 건가?

(뭐, 성공한 것은 맞는데, 그렇다고 내 아들, 딸이 성공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

왜, 아이들에게 '공부를 못하면, 나중에 유산을 물려주지 않는다.' ' 땅을 주지 않을 거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만약에 당신 며느리였어도 ,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할머니, 땅 부자잖아. 너네 공부 못하면, 다 외손자, 손녀에게 줄 거야. 알았지?"

구수한 사투리 속에서 나오는 말이 모질다.

정감은커녕, 말의 독이 있는 듯하다.

"제발 부탁드려요. 다른 삶을 인정해 주세요.

돈 갖고 애들에게 뭐라 하지 마세요."

에필로그

아들의 섭식장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완벽주의 - 완벽주의를 만들어 낸 사람들은 본인을 포함해서 나까지, 다수의 사람들과 환경이다. 그중 하나는 친가, 친할머니의 욕심과 언어폭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