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핑 위에 얹은 건 추억이었다
예준이는 아빠가 만든 피자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한다.
정말 그럴 리야 있겠느냐마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기특하고 고맙다.
아이는 맛보다 마음으로 먼저 먹는 법이니,
그 한마디 말 속에 담긴 마음이
아빠의 가슴을 조용히 데운다.
어쩌면 예준이는 그 피자의 맛보다는,
그 피자를 만들던 시간이 더 맛있었던 것은 아닐까.
반죽을 함께 하고, 치즈를 듬뿍 뿌리고,
토핑을 하나씩 올리는 그 순간들.
오븐 앞에 쪼그려 앉아
“언제 다 돼?” 묻던 그 눈망울.
그 모든 것이 아이에겐 한 편의 놀이요,
소중한 추억이었을 것이다.
나로서는 자주 그런 한나절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늘 미안하다.
일에 쫓기고, 피곤에 지쳐
“지금 말고 다음에”라고 미룬 날이
생각보다 많았음을 나는 안다.
그런데도 아이는 한 번의 기억을 오래 품는다.
잦지 않은 시간이기에 더 귀하고,
그 드문 하루가 아이의 마음속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피자”라는 말로 남은 것이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아빠란,
아이의 기억 속에 작은 기쁨 하나를
정성껏 구워주는 사람이 아닐까 하고.
일곱 살짜리 손등에 밀가루를 묻히며 웃던 그날,
나는 어쩌면 한 조각의 사랑을
아이의 마음속에 넣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저녁,
예준이는 또 피자가 먹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고, 밀가루를 꺼내며 조용히 웃었다.
그날의 피자가 다시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
나는 추억을 토핑처럼 하나 더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