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나이가 40이 되는 동생들이 있다. 며칠 전 우연히 일상을 공유하다 알게 되었다. 요즘 나는 마흔이 넘어가면서 나이를 계산하지 않고 있다. 늙어간다는 것도 서럽고 아직 이뤄 놓은 게 없어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한때는 함께 유치원 교사를 하며 학부모에 치여, 일에 치여 서로를 의지하기도 했고 의견이 맞지 않을 땐 다투기도 했다. 그러다 술 한잔 먹고는 감정이 격해져 울음을 터뜨리며 오해를 풀기도 한 사이들.
"언니야! 나도 이제 마흔이야~"
하는 얘기를 들으며 20대 만난 동생들이 어느새 중년에 들어섰다니! 알고 보니 시간은 참 덧없는 거였다.
문득 심혜영 님의 '청춘 공백기'가 생각나 선물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은 작가의 지난 30대를 돌이켜보며 40대가 된 지금의 나를 생각해보게 한다.
사실 나는 늦은 결혼으로 뒤늦게 육아했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겨우 보내고서야 허둥지둥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해 마흔이란 나이를 충분히 탐색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40대 중반이 돼서야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부분적으로 내 삶을 정리하는 책을 출간했다. 그렇게 동생들도 여러 가지 감정을 되뇌어 보고 자신과 관계된 다른 이들의 삶도 들여다보며 본인의 삶에 보다 적극적인 자신감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다.
가끔은 나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무조건 벌려놓은 일들에 정신이 몽롱해져 다 내려 싶기도 하지만 잠깐의 쉼을 가지며 적절히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4050에 관한 책들로 관심을 가지며 바쁘다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40대를 발판 삼아 50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으론 나이를 먹는다는 게 두려우면서도 기다림이 있는 시간. 언젠가는 나도 노년기에 들어설 것이다. 그리고 한 명의 어른으로서 후배들에게 인생에 대해 논하며 선배로서 '무엇을 알려 줄 것인가'를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