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고 말하였다

by 김사과

거리에는 ㅇ과 ㄴ 혹은 ㅏ나 ㅕ가

차갑게 얼어있다.

침묵보다 차가운 발과 발 사이

딱 적당한 간격의

팽팽한 예의 안으로

한 걸음 넘어왔다.


- 안녕!


안녕이라고 말하였다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

혈관을 흐르는 세포들이

퐁 퐁 퐁

터져나간다.

사라진 무게만큼의 중력이 줄어든다.

이리저리 더듬어 보지만

디딜 바닥이 발에 닿지 않는다.


또 한 걸음 넘어와

손을 내민다.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


붕 떠오른 나를 잡으려는 것인지

배웅의 인사인 것인지

멈춰버린 손과 손

둘 사이로 투명한 결정들이

빙그르르

한숨의 속도로 떨어진다.


멀어진다.


- 안녕...

안녕이라고 말하였다.

중력의 속도로 착륙을 하려 하나

뜨거웠던 온도

손과 손 사이의 거리

말하지 못한 말

그만큼의 속도로 추락한다.


거리에는 ㅇ과 ㄴ 혹은 ㅏ나 ㅕ가

차갑게 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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