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by 김사과


수선화가 시든 자리에

하얀 민들레 씨가 다 날아간 자리에

초록잎 하나 올라왔다


넌 누구일까?

어떤 이름을 가진

얼마나 어여쁜 아이일까


하얀 달걀 꽃도 좋고

보랏빛 엉겅퀴도 괜찮겠다

별처럼 반짝이는 별꽃이 피면

하늘을 그대로 갖다 놓은 것 같을까?


그런데 넌 누구니?

꽃도 없이 볼품없는

그저 초록의 손바닥만 한

이름도 없는... 너


이름이 왜 없겠어

모르는 거지

본 적이 없는 거지

예쁘지 않다고 잊은 거지

이름을 모른다고 이름이 없을까


불러주지 않으니 없는 거지

바라봐 주지 않으니 없는 거지

이름이 왜 없겠어

이름을 지어놓고 잊었으니

그 이름이 이름이 아닌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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