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이 늘 축축하다
늪을 건너온 발은
늪에 익숙해서
매끈한 대리석이 너무 무섭다
늪에 잠식되지 않으려
빼기만 한 발은
싱그런 잔디 위를 아직 도망 다니고
한 발을 뗄 때마다
신발에 덕지덕지 붙은 흙이
그림자처럼 떨어져
초대받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문 앞에 서있다
우아한 춤을 추는 사람들
달콤한 말들과
달콤한 발들이
분주히 멈추지 않는다.
멈춰있는 것은 오직
축축한 발
겨우 서있는 아스팔트 녹아
찐득한 타르 덩어리 되면
검은 늪으로 끌려 들어가면
녹아내릴까
타들어갈까
깊이
손도 닿지 않는 깊이로
가라앉다가
그대로 화석이 될까
발을 아무리 문질러 봐도
이 축축한 발로
춤을 출 수도 없고
카펫을 더럽힐까
움직이지도 못한다
그렇게 반짝이는 유리 위
두 발이 축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