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사진

by 김사과


시간을 찍었다

바람을 찍었다

찍으니 웃어주었다

그대로 기억되길 바랬다

마지막은 오지 않았지만

마지막이었다


아쉬움을 남겼다

가져가긴 싫었다

마음을 찍었다

마음은 남길 바랬다


눈이 내리는 우산 아래

눈이 웃는다

꽃 아래

눈이 웃는다

푸른 나무 아래

검은 나무 옆에

빛나는 햇빛보다

더 빛나는 눈이 웃는다

그 순간을 찍었다


돌아갈 수 없으니

머물러주길 바랬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찍으면 바라보고 웃었다

이것이 마지막임은

서로 알았다


사진은 안 볼 걸 그랬다

웃어서 좋았는데

웃기를 바랐는데

웃음 때문에

도망칠 수가 없다


돌아갈 수 없는데

자꾸만 돌아간다

그럴 거면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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