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두고 왔다
인사동 거리의 나무 아래
한옥 지붕이 보이던 카페 3층에
나를 두고 돌아왔다가
때때로 두고 온 나를 바라봤다
오렌지 한 방울 섞인 공기의 빛깔
기타 소리가 들리던
안국동 돌담
그 거리에 멈춘 나는
멈춰버렸으면 했다
그 애를 담 아래 남겨둔 체
가던 길을 간 나는
이젠, 표정이 생각나지 않는
그림자였다
때때로
검은 그 빛깔의 농도가 궁금해질 때
기억 속으로 오렌지 한 방울 떨어뜨린다
안국동 담 아래
여름 나무 아래
기타 소리 아래, 서있는 나를
이만 치서 바라본다
여름 빛깔 속의 내 표정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