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사과 May 03. 2022

안국동 여름

때때로 두고


인사동 거 나무 아래

한옥 지붕이 보이던 카페 3층에

나를 두고 돌아왔다가


때때로 두고 온 나를 바라


오렌지 한 방울 섞인 공기의

기타 소리 들리던

안국동 돌담

그 거리에 멈춘 나는

멈춰버렸으면 했다


그 애를 담 아래 남겨둔 체

가던 길을 간 나는

이젠, 표정이 생각나지 않는

그림자였다


때때로

검은 그 빛깔의 농도가 궁금해질 때

기억 속으로 오렌지 한 방울 떨어뜨린다


안국동 담 아래

여름 나무 아래

기타 소리 아래, 서있는 나를

이만 치서 바라본다


여름 빛깔 속의  표정

다행이다

작가의 이전글 매달린 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