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비어있어요
채울 수가 없네요
슬픔은 전염될까 봐
기쁨은 착각일까 봐
어렵게
한 줄을 채워보고 겁을 먹어요
누군가 싫어할 것 같아요
두 줄을 쓰고 읽어요
읽은 줄을 또 읽어요
누군가는 싫어할 것만 같아요
꺼내놓은 글자들이
볼품없을까 봐
자세히 들여다보기 싫어요
자꾸만 타인이 돼요
세 번째 줄은 쓸 수가 없어요
그 누군가가 나인 것 같아요
나를 사랑해주는 유일한 내가
나를 싫어하게 될까 봐
썼던 두 줄을 지워요
그래서
아직 빈 줄이에요
삶과 사람과 사랑과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