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용 식탁

by 김사과

슬픔을 먹는다

나이를 먹듯

때때로 이별을 먹는다


기쁨을 잠시 만져본다

들었다 내려놓는다

행복은 걸쳐본다

비싸든 싸든 값을 치른다


바닥을 식탁 삼아

바람을 음악 삼아

별을 위로 삼아

차린 것 별 거 없는

슬픔을 먹는다


아침처럼

점심이나 저녁처럼

이왕이면 깨끗하고 하얀 접시에 담아

은빛 수저를 받침대에 올리고

꽃 한 송이 꽂은 병을 올린

일인용 식탁에 앉는다


슬픔을 잘 씹어 삼키기 위해

천천히 먹는다

마음을 먹듯이

이별을 꿀꺽 삼킨다


그렇게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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