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먹는다
나이를 먹듯
때때로 이별을 먹는다
기쁨을 잠시 만져본다
들었다 내려놓는다
행복은 걸쳐본다
비싸든 싸든 값을 치른다
바닥을 식탁 삼아
바람을 음악 삼아
별을 위로 삼아
차린 것 별 거 없는
슬픔을 먹는다
아침처럼
점심이나 저녁처럼
이왕이면 깨끗하고 하얀 접시에 담아
은빛 수저를 받침대에 올리고
꽃 한 송이 꽂은 병을 올린
일인용 식탁에 앉는다
슬픔을 잘 씹어 삼키기 위해
천천히 먹는다
마음을 먹듯이
이별을 꿀꺽 삼킨다
그렇게 담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