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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과 May 13. 2022

포춘쿠키

빨강은 그냥 빨강

나는 그냥 나


내가 나를 내가 아니라고 하면

모래 위에 써놓은 이름을 파도가 훑고 가는 것

답을 아는 질문에 도돌이표를 붙이는 것


하늘은 그냥 하늘

비가 와도

구름으로 가득 차도

낮에도 밤에도

하늘은 여전히 하늘


내가 나를 내가 아니라고 하면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드는 것

돌아올 수 없는 차원 속에서

답을 아는 질문 속에서

지치고 지칠 때까지

계속 들여다보며

빨갛지 않다고 하면

빨간 게 아닐 수도 있다고 하면


그건 빨강 아닌 파랑


나는 그냥 나

답은 이미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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