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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과 May 31. 2022

좋은 날

지기 전이라면

맘껏 불타올라도 되겠지

어차피 올 어둠이라면

창피할 이유도 감춰지겠지


철없이 피는 이유 없고

하루도 닮은 날 없이

밤으로 걸어간다


좋았던 날을 세어보라면

나빴던 날도 세어질 수밖에

아무것도 세지 않고

불타오르는 저녁을 걷고 있다


오지 않았던 것에 취해

놓쳐버린 것은 없는지

한 발 한 발 무거워진다


있었던 것들은 늘 있고

없는 것은

한 번도 있었던 적 없는데

없는 것들을 찾아

먼 곳만 바라보았다


불타오르고 싶었나 보다

먼 하늘처럼


하루도 닮은 날이 없었기에

내일은 볼 수 없는 하늘

마음에 담아둔다

지금 타오르는 밤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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