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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사과 Jun 11. 2022

흐림

흐린 날은 흐려진다

보이는 것들 다 흐리면

덩달아 그 속에서

나도 흐려진다


장미도 흐린 날

노래도 흐린 날

그런 날

손바닥 위 얼음처럼

녹아버린다

얼음 쥔 손바닥처럼

차가워진다


흐림을 끌어당겨본다

리트머스 종이처럼

나는

파란색이 된 분홍색일까

파란색이 된 파란색일까


비 오는 날의 젖은 수건이 된다

마르지 않는 건

나 때문일까

비 때문일까

서로 흐린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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