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낮으면 개고생한다??

내 안의 두 목소리

by 사춘기 엄마

심리학 용어에 자기개념, 자기존중감, 자존심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름이 비슷비슷해보이는데

각각의 개념을 따져보자면


자기개념은 자신이 가진 특성에 지각을 말하는데

예를 들자면

나는 책상에 30분 정도만 앉아서 공부할 수 있어,

내 성적은 중위권이야,

이렇게 자신의 속성에 대해 자신이 지각하는 내용을 말한다.


그런데 자기존중감은 (줄여서 자존감이라고 말함)

이러한 자기개념에 대해 평가하는 걸 말한다.

말하자면 내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30분밖에 못 앉아 있으니까 공부를 못해,

내 인생은 망했어,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측면이

자존감에 해당한다.


중위권 성적이어도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내 성적은 중위권이니까 좀더 노력하면

상위권으로 갈 수 있어,

30분이나 책상에 앉아서 공부했다니 잘했어,

그럼 30분 공부하고 좀쉬다가 또 30분 공부해보자,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낮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나는 망했어, 나는 구제불능이야,

나는 패배자야 라고 평가한다.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노력하고 있어,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

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 평가는

온전히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자존감과 자존심을 많이 헷갈려 하는데

간단히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평가적 근거가 내 안에 있으며 자존감

외부에 있으면 자존심이다.

예를 들어

나는 쓰레기야, 나는 가치가 없는 사람이야

자기 내부의 기준으로 평가한 말이라면 자존감이고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하니까 내가 초라한 사람인 것 같아,

저 사람이 나를 얕본다는 건 내가 보잘 것 없는 사람이어서야,

이렇게 외부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자존심이다.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하니까 자존심이 상한다

이렇게 말하지 않은가.


당연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자존심도 부린다.

내적 힘이 없으니 남의 말에도 잘 휘둘리는 것이다.


자존감은 내 안의 목소리이기 때문에

더군다나 하루 종일 내가 나한테

너는 쓰레기야, 너는 루저야,

니 인생은 완전히 망했어, 라고 소리친다면

이보다 타격이 심한 일도 없을 것이다.


누가 나한테

너는 쓰레기야,

너는 패배자야 라고 말한다면

너무나도 기분이 상해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고

화를 낼텐데


내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무뎌져서

일상적인 순간순간마다

내가 나한테 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존중감을 오해하면 안 되는게

나는 뭐든 할 수 있어,

나는 뭐든 잘 할 수 있어,

이런 허무맹랑한 망상이 아니라


나는 수학은 잘 하지만

영어는 좀 약해,

자기 자신에 대해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것이

포인트다.


나는 자존감이 굉장히 낮았었다.


임용에 합격하여

바로 발령을 받아 학교에 나갔을 때

같이 근무하는 50대 선생님들은

(내 나이 또래의 자녀가 있는)

나에게

"부모님이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실까,

이렇게 취업 걱정도 없이

바로바로 선생님 되고

부모님 걱정이 없으시겠다,

자기는 얼마나 공부를 잘 했으면

이렇게 바로 임용이 됐어~"

하며 나를 칭찬했었다.


그때마다 나는

까칠한 목소리로

진짜로 공부를 잘 했으면

의대 가서 의사 됐겠죠, 하며

차갑게 대꾸했었다.


즉, 나는 내가 이룬 성취에 대해

매우 낮은 평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가 하기 싫어서

몸부림을 쳤었는데,

나 스스로

나는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야,

나는 끈기가 없어서 망했어,

내가 참을성이 없어서 공부를 못해,

나는 이래서 안돼,

스스로를 갉아먹는 말들로

힘겹게 고등학생 시절을 보냈다.


나는 공부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이다!!

(그걸 30대에 알게 되었다.)


결국

엄마의 외압 + 어중간한 성적 + No 꿈 의 콜라보로

선택하게 된 교육대학교는

내게 불만만을 가져다준 결과였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이 된 게

나 스스로 자랑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학교로 발령받아 근무하게 된 첫 일년,


당연히 처음 하는 일이므로

어려운 일도 많았겠지만

문제는

내 자존감이었다.


내 낮은 자존감은

내 안에서 계속 소리쳤다.


니 인생은 망했어!!!!!

너는 쓰레기야!!!

꿈도 없고, 도전도 안 하는 너는

비참한 패배자일 뿐이야!!!!

이렇게 하루 종일

내 머릿속에서 소리치는 소리 때문에

술 없이는 잠들지 못하는 나날들이었다.


그런 나를 좀더 학교에 붙어 있게 해준건

2년차 때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로

발령받아온 남편 덕분이었다.


남편은 그때의

정서 불안증의 나를

부모님이 애기 돌봐주듯

나를 그렇게 돌봐주었다.


잘 먹이고, 잘 재워주고, 함께 있어줬다.


남편의 보살핌 덕분에

에너지가 조금씩 생겼다.


그런데도 내 안에 무언가는

계속 소리쳤다.


이렇게 살면 안되,

조금이라도 젊을 때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

초, 중, 고, 대학교까지

부모님 밑에서 쩔쩔 거리며

공부만 하다가

바로 교사가 되었는데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억울해서 못 살겠다.

나는 내 인생을 찾겠어!!!


이 시점이 바로

결혼한지 5년,

아이가 4살일 때다.

(남들은 다 무책임하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먹이고 재우고

살아갈 에너지를 채워줬더니

밖으로 뛰쳐나가는

나를 보며

남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 시점에서 우리는 이혼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혼하지 않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다른 챕터에서)


내가 나에 대한 평가가 어떠한지

자존감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나는 너무나도 처절하게

깨닫게 되었다.


내 안의 목소리가 외치는 내용을 바꿔야 겠다.

도대체 나는

나에 대해 왜이렇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된건지

하나씩,

따지기 시작했다.


내 안의 목소리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일단 먼저 공부 콤플렉스부터


A : 왜 너는 공부를 못 했다고 평가해?

B : 공부를 진짜 잘 했으며 의대나 법대갈 성적이었겠지!

A : 너 의대나 법대 가고 싶었어?

B : 아니, 나 피 못 보는데, 또 법은 어렵잖아, 별로 그 쪽으로는 관심 없어.

A : 그니까! 너 그때 별로 가고 싶은 과도 없었잖아,

교육대학교는 아무나 가냐? 너 들어갈 때 커트라인 꽤 높았어!

B : 그래, 그랬던 것 같기도.

A : 진짜로 왜 너 스스로 공부를 못 했다고 평가하는 거야? 너의 진짜 마음을 말해봐.

B : 사실 고등학교 때 최선을 다 하지 못했던 것 같아, 그래서 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점이 있었어.

A : 그래! 그게 너의 진짜 속마음이구나,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후회되?

B : 아니, 사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 너도 알잖아,

내가 고등학교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엄마, 아빠는 맨날 싸우고, 우리집 개판이었던 것 너도 알잖아.

A : 그래, 그랬었지, 그런데 그런 개판인 상황에서도 공부했었으니까

교대에 갈 정도 됬던 거 아니야?

B : 그랬지. 맞아.

A : 너는 그때 나름의 최선을 다했던 거야,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너 네 성격 알지, 하기 싫은 것 절대 못 참는 거,

공부도 그렇게 하기 싫어했으면서도

그래도 공부하겠다고

새벽까지 독서실에 앉아있고,

새벽까지 학원 다니고,

왜 그 노력에 대해 너 스스로 무시해? 왜 낮게 평가해?

B : 맞아, 그랬었네.

A : 그래 좋아, 결론을 내리자.

고등학교 때 나름 너 열심히 공부했어,

그보다 더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너를 너무 몰아세우지 마,

너는 그때 나름의 최선을 다했던 거야, 오케이?

B : 오케이.


이런 식으로 나 스스로

내가 나를 무시하고 낮게게 평가하는 일들에 대해

내 안의 두 목소리는 무수히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나는 나에 대한 평가 내용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러고나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욕들이

사라지자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그동안 내가 나한테

너무 했구나,

나는 나를 위로했다.

지금까지 그 험한 욕 듣느라

고생했다고.


어쩌다 한번

남이 해주는 비난도 쓰라린데

매일 매순간

내가 나한테 하는 비난을 들으면서

얼마나 스스로를 상쳐입혔는지.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더이상 나를 비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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