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오롯이 집중하기.
'정답은 없다.'
이 얼마나 깔끔하고 간결한 문장일까. 원래 다음 회차에 인간관계가 직장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도 풀어내려고 했는데 사실 두 가지를 묶어 낼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회차에 쓰게 되었다. 오늘의 주제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문제에 있어서 해결방안은 오직 나만이 알 수 있고, 그 방법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나에게 이 이야기를 되새기기 위함이다.
선임에게 업무적으로 조언을 구하는 것은 꽤 도움이 된다. 나는 처음 경험해 보지만 선임은 지나온 세월 속 그 문제를 겪어봤을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같은 문제를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보통 업무를 하면서 실수하는 것들이 대부분 비슷하고, 꼭 선임이 아니더라도 그 당시에 같이 일하는 다른 누군가도 그 문제를 겪었을 테니 그럴 때에는 이렇게 돌파하는 방법도 있다더라라고 알려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완벽히 같은 상황은 아닐 것이다. 상황이 비슷하더라도 함께 일하는 동료도 달라졌을 것이고, 업무 환경도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조언을 듣더라도 어떻게 해결할지는 나에게 달려있으니 충분히 고민해보아야 한다.
업무적으로는 그렇고 그렇다면 사회생활 쪽으로 집중해 보자.
직장에서 8시간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관계는 우호적일수록 좋다는 것은 아마 모두가 알지만 일하면서 생기는 트러블들은 교통사고와 같이 나만 주의한다고 해서 안 생길 수는 없다.
나는 최근에 어떤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다른 선생님들께 많은 조언을 구했었는데 같은 상황에 도달하더라도 A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의 행위를 불쾌하게 여기고 불 같이 화를 내고, B 선생님은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긴다. 심지어 G 선생님은 그런 게 왜 문제가 되냐고 하기도 한다. 내가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 속 허용, 납득이 되는 부분이 다 다르기에 누군가에게 해결방안을 묻고 대답을 들을 때 성향이 비슷하다면 내가 원하는 해답과 유사할 수 있으나 100프로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답변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 외에 타인에게 조언을 구하되 해결방안을 바랄 수는 없다.
다른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으로 빠지지 않게 도움이 되었던 나의 경험담의 결론은 상대방의 실수는 금방 잊되, 나의 잘못은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나치게 반복되는 상대방의 실수를 무던하게 넘기라는 말은 아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직장에서의 만남이고 그 말인즉슨 서로 일하러 만난 관계지 그저 성격 좋고, 웃음 많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이다 보니 실수할 수 있고 그것에 과집중하다보면 나 스스로 부정적 감정에 쉐도우복싱하게 된다.
' 이 사람은 왜 이렇지? ' , ' 나를 무시해서 이렇게 업무를 하나? '
나쁜 생각이 들고 그 길은 곧 부정적인 기류의 시작일 것이다. 실제로 나는 M선생님과의 관계가 그런 식으로 시작되었다. 일을 하면서 자잘한 실수를 많이 하니 그걸 유심히 보고 신경을 쏟으니 평범하게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할 수 있는 거에도 대쪽같이 화가 났다. 그렇게 되면 결국은 내 손해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텐션이 나에게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 실수하고 나에게 가볍게 사과하고 집 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오늘 하루 있었던 그 일*(나와 있던 업무적인 트러블)을 기억조차 못할 수도 있다. 내가 스트레스받았다며 연거푸 술을 마시는 동안에. 나는 퇴근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그 스트레스를 풀겠다며 자극적인 음식, 술을 거진 5-6개월을 달고 살았는데 평온해 보이는 그와 달리 어두워지는 건 내 안색이었다.
그래서 나는 자주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물론 업무적으로 힘듦은 상관에게 보고하였고 그 이후에 일어나는 실수 관하여서는 관대롭게 보려고 했다. 사실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었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동료에 대한 기대치를 좀 낮게 잡고 나니 실제로 마음이 평온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나의 잘못은 주의해야 한다는 건 최소한 그 트러블의 원인이 내가 되지 말자는 것이었다. 나는 저 문제를 해결하기 위에 정말 다양한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했고 도움이 되는 말들도 있었지만 결국 파훼해나 간 건 나의 방식이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낸 건 나에게 집중하면서 어떨 때 화가 가장 많이 나고, 그럴 때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으로 뜻을 전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어떤 문제든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고로 우리는 정답이 없는 이 문제들에서 본인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여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