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지치지 않기
나는 최근에 '저 오늘은 좀 쉴게요'라는 글을 발행했었는 데 이번 글쓰기는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생리를 하면서 나는 그동안 내가 열정을 갖고 일해오던 것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왜 내가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해야 할까?'
'내가 이렇게까지 나를 소위 말하는 갈려가면서까지 일을 해야 할까?'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불만들이 터져 나오면서 업무에 대한 애정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었던 것 같다.
월급은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정당하게 주는 돈이다. 그런데 직장에서 같은 호봉에 있는 동료가 나와 같은 월급은 받지만 성과가 본인이 하는 만큼 따라주지 않는 것(노력만으로 성과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 외에 노력도 하지 않고 업무 하면서 실수도 잦다면 과연 같은 수준의 1인분이라고 보아도 되나?라는 불만
선임들 중에서 업무에 관심이 없어서라고 볼 수밖에 없는 행동들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약간 각색하여 말을 하자면 본인은 그 파트에서 업무를 한 지 3년쯤 다 되어가는 데 이제 막 로테이션 된 6개월 차 후임에게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 되는지 물어보는 무능력함을 보이거나, 처리를 해야 하고 넘어와야 하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여쭤보면 모르쇠로 다른 사람에게 넘기거나 그건 당연히 우리 쪽에서 걸러줘야 하는 문제가 맞고 잘했다며 되레 뻔뻔하게 구는 사람도 있고, 이건 보통 다른 곳에도 많겠지만 은근슬쩍 자신의 일을 "부탁해~"하면서 떠넘기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나보다 10년 차, 20년 차 더 업무를 해온 분이기 때문에 선임으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에서 이해할 수 없기도 했다.
이런 불만과 의아함이 생리 때 호르몬의 영향으로 배가 되어 저런 식으로 일해도 같은 월급을 받거나 혹은 높은 월급을 받지 않는가. 무능력하다고 욕을 먹으면 어떠한가 저렇게 핸드폰 하면서 놀고 화장실 간다고 하면서 다른 곳 가서 시간을 조금 때우고 와도 뒤에서 평판이 안 좋을 뿐 앞에서는 다들 비위 맞춰주고 하는데. 이렇게 생각이 들고 나니까 밑도 끝도 없는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평상시 같으면 A 일이 끝나면 나는 B 업무를 바로 하고, B 업무 하면서 뜨는 시간에 C를 조금 처리해 두고 이런 식으로 쉬는 텀을 따로 두지 않고 일을 했었다. 정말 카톡에 답장할 때가 출근할 때 한번 그리고 점심시간 한 번 이런 식으로 업무 시간에는 거진 다른 쉬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었는데, B 업무를 곧바로 하지 않고 A 끝나고 한번 B 업무를 하면서 약간의 텀 있는 시간에 잠깐 쉬고 오거나 했다. 그랬더니 업무를 끝내는 시간이 당연하게 전보다는 늘었고, 집중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보였다. 긴장의 끈을 놓고 멍하니 있으니 마땅한 결과였다.
주말 동안 쉬면서 위에 적어둔 의구심을 해결해야 했고, 내가 앞으로 어떤 태도로 일을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사실 위에 동료들(무능력, 무관심, 떠넘기기 등)은 앞에서 불만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인사평가로 충분히 관리자들에게 마크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모두가 꺼리는 업무를 맡게 되거나, 승진이 안되어서 후임보다 낮은 연봉과 직급을 갖고 있고, 모두가 반겨하지 않는 분위기를 자신도 알게 될 것이다. 결국 사회에서는 배척당하게 되기 마련이다. 뻔뻔하게 직장 내에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되더라도 그리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부정적인 시선들과 말을 감수할 수 있다면 소위 말하는 월급 루팡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불순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일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되살려보기로 했다. 내가 정규직이 되고 느꼈던 기쁨, 그리고 일을 하면서 어떨 때가 가장 즐거웠고 뿌듯했던가. 나는 일을 하면서 우리 파트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근본을 계속 생각했다. 인간들은 심리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아마 거기서부터 비롯되어 저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못하는 업무가 없도록 하려고 점심시간도 가끔 반납하고 일을 배우러 가고, 가끔은 야근하면서 배우기도 했었다.
큰 존재감을 갖고 싶었던 것이 나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원동력을 잠시 잊어버리니, 목적지를 모르는 열차가 되어서 출발이 지연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지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내가 위에 들었던 생각 중 '내가 이렇게까지 나를 소위 말하는 갈려가면서까지 일을 해야 할까?'는 위에 서술한 가끔은 점심때를 놓쳐가면서 까지 일을 했던, 그런 열정을 조금은 줄여보기로 했다. 일 배우는 게 너무 좋아서 열정적으로 하고 싶을 땐 하되, 지치거나 혹은 하고 싶지 않을 때는 쉴 수 있도록. 쉴 때는 쉬어야 한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더 길게 갈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
그러고 나와 결이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하지 말아야겠다고도 다짐했다. 그들은 그렇게 일명 월급루팡처럼 살아가라고, 나와는 다른 차원의 사람이니까.
내 원동력을 잊지 말아야 지치지 않는 법이라고도 생각했다.
지금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치는 분들께는 자신이 가지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것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해결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