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실수를 고쳐줘야 할 때.
내가 선임으로 가장 어려워했던 점이 바로 감정을 담지 않고 후임의 실수를 지적해 주는 일이었다. 물론 사람은 누구든지 실수를 하고, 처음 일을 배울 때에는 익숙하지 않으니 당연히 제대로 걷지 못하고 몇 번 발을 접질리기도, 절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왜 그럼 그런 실수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분이 드러나게끔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저는 첫 번째로는 3회 이상의 같은 실수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고, 두 번째는 물어보지 않고 일을 해서 더 커진 일 더미를 제가 받는 걸 순간적으로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나의 브런치 스토리의 첫 번째 브런치 북 인 '사회초년생께 레벨 업한 3자가'를 작성하게 된 계기가 한 후임덕뿐이었는데, 내가 그 선생님을 파트너로 일하게 되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고 성장하면서
'아 내가 이런 실수를 했을 때, 화내지 말고 이렇게 이야기해 줄걸 ' 생각이 들었고.
내가 선임으로 미숙했던 점을 아쉬워하면서 나중에 같은 일이 생기면 이렇게 대처해야지.라고 하면서 적기 시작한 회고록이다.
나는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1)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때
2) 물어보지 않고 일처리를 해서 뒤처리를 해야 했을 때
3) 알려준 대로 일처리를 하지 않을 때
4) 지적해 준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치지 않아서 같은 결과가 자꾸 나올 때
이 네 가지의 원인이 자꾸 나의 이성을 잃게 만들었던 이유들이다.
현재 내가 저 모든 원인을 제거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해결하기 위해 했던 방법들은
1) 실수가 반복되는 원인을 찾아서 개선해 준다.
2) 물어보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고, 몇 번이고 다시 설명해 준다.
3) 과정이 다를 뿐 나와 결과가 같으면 인정해 준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설명해 준다.
4) 3과 비슷하지만 이렇게 업무를 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결과를 직접 보여주고 알려준다. 였고 이번 화에서는 1과 2를 풀어내보겠다.
1. 실수가 계속 반복이 된다면, 특정 사람이 문제가 아닌 무언가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고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좋다. 부주의하게 업무를 하면서 같은 실수가 나온다면 고칠 수 없겠지만 업무 하면서 어느 점이 동일한 오류를 야기하는지 물어봤었다. 그리고 프로세스 상에서 개선할 점이 없는 지를 살펴보았었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내가 보기에는 이 사람만 정신 차리고 하면 될 것 같은데라고 처음에 생각을 했었었지만 초보자가 이런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업무 과정 상 있다면 가능하다면 제거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지금은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무언가 그 사람이 너무 바빠서 동시에 멀티 태스킹이 안된다면 내가 잠깐 중간에 보조를 해주거나 혹은 마감 시간을 조금 조정하거나 등의 처리를 상관에게 부탁하곤 했었고, 업무를 하면서 두 가지가 비슷해서 바쁠 때 헷갈린다고 하면 업무 하는 도구를 다르게 쓸 수 있도록 추가적으로 구매하거나 표시를 해두거나 했었다. 그렇게 하다 보면 꼭 이 특정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실수도 줄일 수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약 숙지를 못해서 실수를 반복했다면 다시 숙지할 수 있도록 메모지에 직접 적어보라고 하거나, 그 내용을 나에게 다시 설명해 보도록 해서 놓치는 부분을 채워주기도 했다.
2. 나에게 업무를 물어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었다. 나의 경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는 데, 하나는 내가 너무 바빠 보여서 여쭤보기 미안하다와 자신이 그냥 판단해서 해도 될 것 같았다 마지막은 이 전 직장에서의 선임은 오히려 물어봐서 싫어했다의 원인들이 있었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고 처음에는 물어보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그 후의 이야기들을 설명해 주었다. 처음에 묻고 제대로 처리를 하는 것보다 그렇게 않았을 때의 영향, 결과들을 설명해 주었다. 결과가 늦을 뿐만 아니라 나는 내 업무를 하면서 그 뒤처리까지 해야 하니 전반적인 업무 딜레이를 알려주었고, 옆에서 해결하는 방식을 보라고 했다. 얼마나 번거로운 일 인지도.
그다음 해결해보려고 했던 것은 너무 바빠 보여서 물어보기 미안하다였다. 이 해결 방법은 먼 훗날에서야 내가 시작한 방법이지만 사람이 바쁘다 보면 업무를 집중해서 하고 있을 때 흐름을 깨트리면 약간의 무표정함과 건조한 말이 나오게 된다. 사람들은 처음 사람을 볼 때 보통 눈에 시선이 많이 간다. 그래서 이야기할 때 심드렁해 보이는 표정을 하면 꺼리게 되기도 하는데 그게 안광에서 온다고 생각하고 나부터 바뀌어보자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 후로 누군가가 나에게 질문할 때 억지미소라도 살짝 입꼬리를 당기면서 안광이 너무 없지 않게 눈을 초롱하게 뜨면서 밝게 네? 라던지 응?을 해보자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후임이 나한테 물어보러 왔을 때 처음보다 밝은 분위기를 내어주니 이 전보다 자주 물어보러 오는 것을 느꼈다.
그를 내가 사실 고칠 수 있는 점은 한계가 있다.
그도 성인이기에 고집이 있고 아집도 있을 것이다 내가 있듯이. 사람을 바꾸는 것은 분명한 마지노선이 있다. 사람을 바꿀 수 없다면 업무 체계에 조정이 필요하고 무언가의 변화가 필요하다. 내가 어느 정도 바뀌는 점도 있어야 하는 것도 맞다. 손이 달라지면 나도 그에 맞춰서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수를 이야기하면서 혹시 화가 난다면 잠깐 한 템포 쉬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을 담아서 이야기하다 보면 그에게 분명 실수한 게 잘못되었다는 것보다 감정에 초점이 더 가서 개선이 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중요하다고 느꼈던 점은 지적할 때 이전의 일까지 끌어오지 말라는 것이었다.
"너 저번에도 이런 식으로 일하다가 사고 쳤잖아" 같이 과거의 일까지 들춰낼 필요 없다.
현재의 것만 지적하고, 개선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애인과 싸울 때도 너 저번에도 이랬는데 이랬잖아! 와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짜증 나지 않는가. 같은 맥락 상으로 이번 실수가 저번과 동일했다 하더라도 구태여 가져오지 말고 이야기하되, 동일한 실수는 좋지 않음만 상기시켜 주는 것이 좋다.
다음 회차에 이어서 3과 4를 적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