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입을 다물 힘이 필요하다.
내가 최근에 느낀 점은 누군가가 나에게 먼저 조언을 구하지 않았는 데 자의로 먼저 이거 이렇게 하는 게 좋아 라던지, 묻지 않은 문제에 노하우를 이야기하는 건 일방적인 이야기는 자제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혹시 독자 중에 이런 경험한 분들이 있을까? 나는 분명 좋은 조언을 해줬는 데, 부정적인 태도로 듣는 둥 마는 둥 하거나 듣더라도 이행을 하지 않아서 아니 얘는 왜 이렇게 밖에 못 알아듣나? 혹은 말을 해줬는데도 이해를 못 하네라고 생각해 본 적.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조언이 얼마나 좋은 내용인지 그건 중요치 않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바로 그 사람이 나에게 들을 준비가 되었냐는 것이다.
아니 아무리 자세가 안되어있다 한들 나는 그 사람을 생각하고 좋은 이야기를 해준 것인데 답답하지 않은가.
그러나 학창 시절 돌아가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좋은 쓴소리를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바로 지적해 주신 부분을 시정했는가? 사실 나는 대부분 잔소리.라고 느꼈었다.
어른이 되고, 혹은 그전에 내가 고치지 않아 실패하고 나서야 깨달았던 것 같다.
'아 그때 부모님 말씀 들을걸'
우리가 지금 그 위치가 된 것이다. 먼저 경험하고, 겪어봤기 때문에 보이는 그 실패의 원인들을 좋은 마음으로 먼저 해결해주고 싶은 것. 그러나 그들이 원하지 않았다면 권해주지 말자.
내가 이걸 느끼게 된 계기는 어떤 동료 중 한 명의 태도변화로부터이다. 분명 일을 알려주면서 이건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아요. 어떤 것을 하다가 실수할 것 같아 얘는 이렇게 하지 마세요.라고 했었는 데 묘하게 심드렁해 보이는 태도에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그리고 지적을 해주는 데도 고치지 않아서 아니 왜 안 고치는 거지? 이 사람은 내 이야기를 수용하지 않네?라고까지 뻗치고 결국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 그 동료에게 비판적인 생각만 들게 했다.
그래서 내 풀에 내가 꺾였다고 해야 할까 나서서 하던 이야기들을 하지 않았고 딱 봐도 실수할 것 같은 것들도 내버려두었다. 진짜 업무적으로 잘못되더라도 속으로 ‘역시나’하고 생각이 들더라도.
나에게 질문하지 않던 그 동료가 그러고 나니까 나에게 먼저 다가와 여러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 이건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요?', '선생님 제가 저번에 이 일을 하다가 이런 결과가 나왔는 데, 어떤 게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봐주실 수 있나요?'
순간적으로는 이 전에 말해주었던 것도 있었는 데, 그러니까 내가 얘기해 줄 때 잘 듣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깨달았다.
아. 그러게 물어보지도 않은 걸 내가 너무 나서서 말해주니
이 사람이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수용할 수가 없었구나.
같은 조언을 해줬을 때 전자는 고치지 않았던 것을 후자에서는 바로 고치고 잘 해결되었다고 피드백도 왔었다.
그때 알았다. 아 내가 그의 실패할 경험의 씨앗조차 파내려고 했구나. 잘못된 것을 나는 경험을 조금 더 빨리해 봐서 알았을 뿐인데, 해보지도 않은 그에게 그거 아니야라고 해봤자 얼마나 와닿겠는가.
그러니까 우리는 조금은 떠들고 싶은 입을 다물 힘이 필요하다.
일방적인 대회는 하지 않기로 하자. 답답한 마음도 접어두자.
그럴 필요 없다. 그 사람도 그게 성장해 나가는 중 인 것뿐이니.
우리 잔소리하는 사람으로만 기억되지 않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다음주에 발행되는 편이 아마 나의 첫 브런치 북의 마지막 화가 될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