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9월까지가 여름인 거야"
"여름엔 그나마 시원하다는 홋카이도를 가야 하는데, 수프카레는 여름에도 팔겠지? 나 홋카이도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정말 가보고 싶어"
"홋카이도는 겨울에 가야 볼만한 게 많다고. 그리고 수프카레도 추울 때 먹어야 제맛이라고들 하던데...
그런데 나 정말 카레는 싫어"
"니들은 왜 결혼을 안 하니?"
"꼭 결혼을 해야 하나? 지금도 잘 살고 있는데, 잘 살고 있으면 된 거 아니야 엄마?"
"그럼 혼인 신고라도 하지. 왜 안 하니?"
1978년 가을에 엄마는 나를 혼자 낳았다고 들었다. 나의 엄마는 아빠의 세컨드였다.
텟베와 교제를 하면서 어디선가 들었던 [딸내미 팔자는 엄마 팔자 닮는다더라]라는 말이 자주 생각나곤 한다.
나도 엄마 처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불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