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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가 May 24. 2024

바다를 걷다가

바다를 산책하며 쓰레기를 바라보다

바다가 품은 쓰레기, 누구의 잘못일까
물결이 밀려와 남긴 것, 하얀 거품쓰레기
한때 나도 그저 지나가는 여행자였지,
"쓰레기 참 많네, 청소도 안 하나?"
하며 눈살을 찌푸렸지
내 마음속 불편함, 바람에 실려 다른 여행자들의 가슴에도 스며들었을까
지나가는 이들의 눈에는, 그저 눈살 찌푸려지는 풍경일 뿐인가

매일 바라보는 이 바다, 쓰레기 찬 바닷가에서 바다를 걱정하는 이 마음,
하지만 그 마음 한편에는, 밀려오는 쓰레기만큼이나 착잡한 고민들이 쌓여가네
자신의 동네를 사랑하는 마음,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쓰레기들을 묵묵히 치우는 손길들...
그 빛나던 순수한 마음은, 이 거친 현실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할까

봉사활동이라는 미명 아래, 누군가의 손길은 강제되고
빛나는 마음은 가려진 채, 누군가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기도 하지
그들의 노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번드르르한 명예, 정치적인 혹은 사적인 이익 아니면 진정 바다를 위한 것인가

한때 나도 그저 불편한 시선을 던졌지만,
지금은, 바다에 떠돌아다니는 쓰레기를 보면 마음이 복잡하다.
매일 바라보는 바다, 삶의 일부가 된 이 바다를 위해
쓰레기를 줍는 손길들이 있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이 바다를 지킬 수 있을까?

순수한 마음과, 씁쓸한 현실, 그리고 답을 알 수 없는 미래...
이 모든 고민들이 이곳의 바다를 둘러싸고 있다.
어찌할 바다, 어찌할 마음, 어찌할 쓰레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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