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어른이 된 아이. 6

늦게 도착한 나의 위로

by 담빛

어느 날 문득,

예전 같으면 무심히 넘겼을

작은 신호들에 마음이 걸린다.

지친 날엔 잠시 멈춰도 괜찮다는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고,

누군가의 따뜻한 말보다

내 속에서 조용히 올라오는

위로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회복은 거창한 계기로 시작되지 않았다.


늘 다니던 길을 걷다가

불현듯 하늘을 올려보는 순간,
아무 의미 없던 일상의 풍경이

유난히 평화로워 보이는 순간,
예전엔 뒤로 미루기만 했던

나를 돌보는 일들이

조금씩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들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고,

가끔 무너지고,

때로는 예전 습관처럼 혼자 버티려 한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인 줄 알았던 시간들’ 속에서도

내 편이 하나 더 생겼다는 느낌을 안다.

그건 누군가가 아니라,

아주 늦게 도착한 나 자신이었다.

어린 시절 버티느라

잃어버린 감정들 사이로
늦게 피는 꽃처럼 작고 어설픈

회복이 올라온다.

그 조그마한 변화들을 붙잡으며

나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회복은 결국,
내가 나를 이해하려고

애쓴 시간들 속에서

피어나는 아주 작은 숨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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