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괜찮다' 말하기까지
예전의 나는
늘 나에게 가장 엄격했다.
실수하면 스스로를 탓했고,
지치면 더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고,
힘들어도 멈추는 선택은 하지 않았다.
직장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새벽 4시까지 일하며,
3시간 자고 다시 출근해서
그날의 업무까지 마감하고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내가 하지 않으면 다른 이가
더 힘들어지게 될 거니까'라는 마음 때문에
나는 '거절'도 배우지 못한 채
부당하게 나의 노동력을 착취
당하고 있었다.
시집을 가서도 나도 일을 했지만,
'남편은 일을 하니까'
'아이들은 원래 엄마가 보는 거니까'라는 생각으로
"괜찮아. 다녀와"
"괜찮아. 내가 아이들 돌볼게."
가족은 이렇게 해야 지켜지는 거야.
나만 거절하지 않고,
나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남에게만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만족하는
소위 '괜찮무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조금씩
나에게 다른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지금 충분히 애썼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도 괜찮아.”
처음엔 그 말들이
어색하고 낯설었다.
마치 해본 적 없는 언어를
억지로 입에 올리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알게 된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반드시 밖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하던
'괜찮다'라는 말을
그저 나에게도 한번 건네면 된다는 걸.
완전히 괜찮아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흔들린다.
다만 이제는
무너질 때마다
나를 몰아붙이지 않는다.
넘어지면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운다.
회복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일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