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거 없는 그저 강아지
믹스견,
누군가는 '잡종'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특별한 조합'이라 말한다.
나는 믹스견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보호자와 눈을 맞추고, 다가와
온기를 나눠주는
작고 따뜻한 생명일 뿐.
순혈견만이 기준이 되는 세상에서
이름 없는 이 아이들은
더 조용히, 더 묵묵히 누군가의 곁에 있으려 애쓴다.
소란스럽게 짖지도 않고,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지도 않지만
유순하고 다정하다.
말티푸, 푸숑, 폼피츠… 귀엽고 낯설지 않은 이름을 가진 하이브리드견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그 아이들 역시 '믹스'다.
단지 태어난 장소가 다를 뿐,
하지만
보호소에서의 대우는 전혀 다르다.
같은 믹스견이라도
몸무게 5kg이 넘는 발바리 아이들의
입양 문의는 제로이다.
사람들은 품종과 색상을 보고
성격을 판단한다.
"검은 개는 사나울 거야"
"큰 캐는 집안에서 키울 수 없어"
"믹스는 털이 많이 빠져"
"아기인데 발이 너무 커, 성견이 되면 엄청 클 거 같아"
초행길은 언제나 힘들다.
그래서 믹스견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에겐
믹스견이란 장벽은 높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과 시간을 보내본 사람이라면
그들의 무해한 미소를 잊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을 외면할 수 있다면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타인의 평가에 행복이 흔들리지 않기를...
나에게도 믹스견이 한 마리 있다.
반달가슴곰을 닮아 '달곰이'라 부르는
검고 커다란 내 친구.
고양이와도 사이좋게 지내고, 모르는 꼬마들과도 젠틀하게 산책해 주는 점잖은 내 발바리.
털은 많이 빠지지만 건강하고 똑똑한 믹스견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내 강아지이기에 소중한 달곰이.
세상의 수많은 달곰이 들도
누군가의 ‘그저 내 강아지’로
조용히, 그리고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