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5] 공무원이 근무시간 내 골프로 징계를 받다니

국립대 교수가 근무시간 내 골프로 감봉 3월의 징계를 받다

A씨(국립대 교수)는 1997년경 주간출강부를 허위로 기재한 후 근무시간에 골프를 쳐서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후 서울행정법원에 감봉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었다.

대학교수는 강의, 연구 및 지도 등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하는 지성인이라 할 수 있는데, A씨의 행위는 관련 법령에 위반한 것으로서 선량한 일반인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위 징계사건에 대하여, 서울행정법원이 2000.3.23. 선고한 99구3637 판결의 요지에 기초하여 그 자초지종과 판결결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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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996년 6월부터 1997년 10월까지 근무시간 중에 직장을 무단 이탈하여 군부대에서 운영하는 00골프장에서 골프를 쳤으며, 1996년 7월경 주간출강부를 허위로 작성하였다.

00대학교는 1998년 6월 교육공무원특별징계위원회에 A씨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여, 위 징계가 의결되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장관이 같은 해 8월 A씨에게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내리자, A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위 감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관련 증거에 의하여 인정된 사실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로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골프장 출입과 관련하여, 대학 교수로서의 본연의 업무는 담당강의를 완수하고 학생을 교육·지도하며 학문연구활동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을 포함하므로, A씨가 00대학교 총장의 허가 없이 근무시간 중 수차례에 걸쳐 골프를 친 것은 국가공무원법에서 정한 성실의무 및 직장이탈금지의무를 위반한 행위임이 분명하다.

주간출강부 허위 작성과 관련하여, A씨가 위 총장이 비치·관리하는 주간출강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에서 정한 성실의무를 위반하여 직무를 태만히 한 행위에 해당한다.

[Alta Vista GC, Cebu, 필리핀, 2014. 2. 필자 촬영]

A씨는 위 징계처분이 교수회 활동에 대한 부당한 압박으로서 보복에 기인한 점, 다른 교수들의 골프장 출입에 대하여는 문제삼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형평에 반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다투었다.

이에 대하여, 위 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

A씨의 비위사실이 모두 인정되는 데다가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총장이 보복적 의사로 위 징계처분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A씨의 비위 내용 및 그 정도가 가볍다고 보여지지 아니하고, 대학 교수로서의 사회적 역할, 직무의 특성,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등을 함께 고려해 볼 때, A씨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감안한다 하더라도 위 징계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하거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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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가 학생들의 스승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저버리고 허위의 사유를 내세워 근무시간에 학문의 전당을 벗어나 초록필드를 활보하다니 어떻게 징계처분을 피할 수 있으리오.

중국의 역사서인 북제서(北齊書)에 “다른 사람이 배워야 할 본보기가 되다(爲人師表 / 위인사표).”라는 구절이 있는데, A씨는 대학생들의 스승임에도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으니 심히 애석하다.

도덕경(道德經)이 강조한 바와 같이 “하늘의 쳐 놓은 엄정한 그물(天網)”은 A씨의 행위를 눈 감아줄 리가 없으며, 의당 그에 상응한 대가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골퍼들이여!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수 놓은 초록필드에서 자유롭고 당당하게 골프가 주는 재충전과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