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10] 남편의 멀리건 공에 맞아 실명하다니

골프의 위험은 가족도, 프로도 가리지 않는다

한 부부가 2010년 지인들과 00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부인이 남편의 멀리간 공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고 실명한 사고가 있었다. 부인과 가족은 골프장과 캐디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끔찍한 사고의 전말과 판결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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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하여 머니투데이의 기사 요지(유동주, 2022.5.16.,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51517081020191

)를 토대로 살펴본다.

법원은, 캐디들은 부인이 남성 티샷구역보다 앞쪽에 있는 여성 티샷구역에 있을 경우 잘못 날아온 골프공에 대비해 나무 등의 뒤로 몸을 피하도록 조치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였으므로, 골프장 운영사는 캐디들의 사용자로서 부인과 가족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에 대하여, 캐디들은 남편이 임의로 멀리건을 쳐서 갑작스레 사고가 나 미리 대비를 하지 못했다고 항변하였으나, 법원은 캐디들이 남편의 멀리건을 명시적으로 허락했거나 묵시적으로 용인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Oak Quarry GC, LA, 2016. 2.(필자 촬영)]

다만, 법원은 피해를 입은 부인도 남편의 티샷지점 후방에서 대기한 후 이동해야 함에도 전방에 그대로 서서 기다리다가 사고를 피하지 못한 과실이 있으므로 30%의 책임이 있으며, 나머지 70% 책임에 대해서 남편과 골프장 운영사가 반반씩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골프장의 배상책임을 35%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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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한 팀으로 라운드를 하는 경우 여자 동반자가 종종 남자 동반자의 티샷 전부터 앞쪽에 있는 붉은 색 티샷지점의 부근에서 기다리기도 한다. 특히, 여자 티샷구역이 남자 티샷구역보다 낮은 곳에 있을 때에는 앞에 가서 기다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두 경우 모두 위험천만한 일이다.

프로골퍼도 생크를 내거나 OB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주말골퍼에 대한 과신은 안전불감증의 극치에 다름 아니다. 찰나의 동작으로 이루어지는 타구사고는 프로골퍼와 주말골퍼를 달리 할 수 없고, 친족관계나 사회적 지위를 따지지 아니한다.

중국의 역사서인 후한서(後漢書)에서 “위험이나 사고의 단초를 제거하여 미리 막아야 한다(杜漸防萌 / 두점방맹).”고 경종을 울렸는데, 이를 소홀히 한 채 자신에게는 별 일 없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대하다가 이와 같이 끔찍한 사고에 이르렀으니 가슴 아프기 짝이 없는 일이다.

더욱이, 부부가 대자연 속에서 라운드를 통해 재충전하고자 했던 당초 계획이 최악의 사고로 돌변했으니 사후에 금전으로 배상한다 해서 어떻게 위안이 될 수 있겠는가? 후한서의 가르침을 깊이 헤아려서 미리 위험이나 사고의 단초를 제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