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씨(35세, 남자)는 2010년 2월경 그 일행과 서울 소재 스크린골프연습장에서 골프를 치다가 오른쪽 눈을 크게 다친 일이 있었다. 그 자초지종은 어떻게 되었을까?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2012. 2. 14. 선고 2010가합113750)의 주요 내용을 토대로 이 사고의 발생원인과 책임관계를 살펴본다.
Y씨는 위 스크린골프장에서 뒤편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Y씨의 일행이 친 골프공이 스크린 하단 뒤쪽 벽면에 맞고 튕겨 나와 Y씨의 오른쪽 눈 부위를 맞혔다. 그로 인하여, Y씨는 우안 맥락막 파열, 우안 앞방각 녹내장, 우안 황반 위축 등의 상해를 입었으며, 어느 정도 치료를 마친 무렵 나안시력이 우안 0.08, 좌안 0.04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Y씨는 골프장 운영자를 상대로 금 1억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골프장 운영자는 위 골프연습장을 운영함에 있어서 안전망을 설치하는 등 골프공이 스크린 등에 맞아 튕겨 나오지 않게 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일행이 친 골프공이 튕겨 나와 Y씨의 눈에 맞아 Y씨로 하여금 상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골프장 운영자는 Y씨에게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골프장 운영자는 Y씨가 타구의 방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타구가 밖으로 튀어나올 경우를 대비하지 않았으며, Y씨와 일행이 술에 취한 상태였고 스크린골프장의 기기와 프로그램 설치자의 과실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017. 1.(필자 촬영)]
이에 대하여, 법원은 Y씨는 그 일행이 공을 치는 동안 골프장 운영자 측이 마련한 대기석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Y씨가 일행이 친 공이 위 소파까지 올 경우를 대비하여 이를 예의주시하면서 피해야 할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Y씨와 일행이 술에 취했는지 여부 및 정도와 술에 취한 상태가 이 사고로 인한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기여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골프장 운영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골프장 운영자는 Y씨에게 이 사고 인하여 입은 손해로 금 5,67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다.
이 사고는 스크린골프장 운영자와 골퍼 모두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우선, 스크린골프장 운영자는 골퍼들이 친 공의 속력이 빠르고 힘도 세므로 정면의 모서리에 튕겨 나올 수 있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 안전보호망을 설치하는 등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각별히 대비했어야 할 것이다. 이 사고를 보니, “천 장의 제방도 개미구멍에 의하여 무너진다(千丈之堤,以蝼蚁之溃 / 천장지제,이마의지궤).”는 한비자의 가르침이 크게 와 닿는다.
또한, 골퍼가 스크린골프를 칠 때 이미 술에 취한 상태에 있거나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골퍼에게도 일부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위험의 망각'이나 '망각의 위험' 모두 골퍼로 하여금 커다란 후회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