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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Jan 14. 2022

방역패스 논란에 대한 단상과 여행의 의미

그냥 스웨덴 문화 이야기

서울시의 대형마트, 백화점 방역패스가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분야의 방역패스도 모두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법 위에 방역정책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으신 이재갑 교수처럼 법원 판단에 대해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처분신청과는 별개로 본안 판단이 남아있고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방역패스 논란과는 별개로 "마트"와 "식당"에 대해서 그냥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약속 문화는 굉장히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식당 갔다가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게 국룰(?)이지만,

스웨덴의 경우 물론 식당 가는 것도 흔하겠습니다만 그냥 집에 초대해서 밥을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웨덴의 경우 엄청난 외식 물가때문에 한국처럼 자주 외식했다가는 지갑 거덜나기 십상이고,

뭔가 집구경 시켜주는 걸 좋아하는 듯한 스웨덴 특유의 감성때문에라도 집에 초대하는 것은 매우 흔합니다.


우리나라의 꽤나 많은 사람들은(특히 자취하는 사람들) 마트에 안 가도 생존할 수 있지만,

스웨덴에서 정말 부자가 아니고서야 밖에서 모든 식사를 해결하기는 무척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웨덴인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부분 기본적인 요리를 할 줄 아는 경우가 많고,

인구밀도 대비해서 우리나라보다 마트가 훨씬 더 많은 것 같은데요,


사람이 적은데도 마트가 꽤나 많을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사람들이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고, 마트에 들릴 일이 많아 어느 정도의 수요가 뒷받침되는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만약 스웨덴에서 마트에 방역패스가 도입되어 미접종자의 출입이 가로막혔다면

(물론 온라인으로 시키거나 작은 마트나 편의점에 가는 등이 가능했습니다만 ) 굶어죽는 사람들이 나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담이지만 정부는 혼밥이 가능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등 한국의 방역패스가 매우 유연한 제도라고 말합니다.


스웨덴의 식당에 방역패스가 없어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스웨덴에서 "혼밥 가능 방역패스"가 있어도 그닥 쓸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 보통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 경우는 있어도 혼자 레스토랑에 가는 건 잘 없는 것 같고,

집에서는 마트에서 식료품을 사와서 요리를 하거나, 그것도 귀찮으면 냉동식품을 사서 먹을지라도 (패스트푸드 점을 제외하고) 식당에 가서 혼밥 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역조치를 일괄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마다 가지고 있는 문화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한국과 스웨덴 양쪽에서 살아보며 두 문화의 차이점을 (깊이는 아니지만) 약간은 알 수 있는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꼭 살아보는 게 아니라도 우리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삶의 방식과 삶의 철학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고, "쟤들 왜저래..."라고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행동을 공감해주고 유대감을 쌓을 수 있게 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다른 나라를 방문할 기회가 줄었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위드코로나를 향한 발걸음이 잠시 멈췄지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이동의 자유가 우리에게 돌아올 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경험해보며 조금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다음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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