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슬이의 기다림

고슬이의 사랑은 기다림이다

by 호뚜니의 작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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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빠꾸다 – 기다림에 익숙해진 우리 고슬이

고슬이는 오늘도 기다린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도,
집 앞 편의점에 잠깐 다녀와도,
잠시 여행을 떠나도,
아침이면 늘 직장에 향하는 나를 등 뒤로 두고서도.

대체 몇 분을, 몇 시간을
저렇게 문만 바라보고 있을까.
하루 종일…은 아니겠지,
아니, 어쩌면 정말 하루 종일일지도 모르겠다.

창문 틈 사이로 보이는 작은 갈색 그림자.
14년을 함께 살아온 우리 고슬이.
이젠 노견이라 불릴 나이지만,
그 귀에는 내 발소리쯤은 여전히 들릴 것만 같다.

하지만 가끔은 이름을 불러도 못 듣는다.
그저 문만 본다.
누구보다 익숙한 자세로, 익숙한 시선으로.
엄마가 다시 돌아올 것을 아는 듯이.

그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
지우지 못한 채 사진첩 속에 남겨두고,
결국엔 인스타에까지 올려두며
나는 이 순간을 내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

기다림은 어쩌면 사랑의 또 다른 이름.
변함없는 그 눈빛과 자세가
오늘도 내게 말해준다.
사랑은, 결국 빠꾸 없이 기다리는 일이라고.

고슬아,
너의 그 묵묵한 사랑 덕분에
나도 조금씩, 사랑을 배워간다.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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