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내담자 O1씨는 30대 초반 남성이다. 20대는 순탄했다. 명문대를 나왔다. 대기업에 입사했다. 승진도 빨랐다. 결혼도 했다. 아이도 낳았다. 집도 샀다. 모든 게 계획대로였다. "저는 운이 좋은 편이에요." O1씨는 늘 그렇게 말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미래가 밝았다. 계속 이렇게 살 줄 알았다.
그런데 33세가 되던 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 회사에서 프로젝트가 실패했다. 책임을 물었다. 좌천됐다. 아내와 갈등이 깊어졌다. 이혼을 요구했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 집값이 반으로 떨어졌다. 대출 이자가 무거웠다. 1년 사이에 모든 게 무너졌다. O1씨는 이해할 수 없었다. "선생님, 왜 이렇게 됐을까요? 20대에는 모든 게 잘 됐는데 30대 들어서 모든 게 꼬여요. 저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O1씨의 사주를 봤다. 대운이 바뀌는 시기였다. 20대는 식상 대운이었다. 창조, 표현, 자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잘 됐다. 30대는 재성 대운으로 바뀌었다. 소유, 욕망, 책임. 완전히 다른 에너지였다. 나는 O1씨에게 말했다. "대운이 바뀐 거예요. 인생의 장이 바뀐 거죠. 20대의 규칙이 30대에는 안 통해요. 새로운 게임을 배워야 해요."
대운이 뭔가. 10년 단위로 바뀌는 큰 운이다. 세운이 1년이라면 대운은 10년이다. 세운이 날씨라면 대운은 계절이다. 날씨는 매일 바뀌지만 계절은 서서히 바뀐다.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대운도 마찬가지다. 서서히 바뀐다. 하지만 일단 바뀌면 완전히 달라진다. 봄옷으로 겨울을 날 수 없듯이, 이전 대운의 방식으로 새 대운을 살 수 없다.
대운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환경이 바뀐다. 가치관이 바뀐다. 중요한 것이 바뀐다. O1씨는 20대에 자유가 중요했다.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잘 됐다. 그런데 30대 재성 대운은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책임을 요구한다. 소유를 요구한다. 안정을 요구한다. O1씨는 여전히 20대 방식으로 살려고 했다. 자유롭게 살려고 했다. 충돌했다. 무너졌다.
프로이트가 발견한 개념이 있다. 애도다. 사랑하는 대상을 잃었을 때 겪는 고통스러운 과정. 맹정현은 이렇게 설명한다. "애도는 노동이다. 애도는 힘든 노동인 것이다. 대상이 사라지면, 그 대상은 자연스럽게 잊히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노동을 통해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1]
대상이 죽었다
사라졌다
그런데 그냥 잊히지 않는다
잊으려면 노동해야 한다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게 애도다
대운이 바뀌는 것도 애도다. 이전 10년이 죽는 것이다. 20대가 죽는다. 20대의 나, 20대의 방식, 20대의 성공, 20대의 관계. 모두 사라진다. 새로운 10년이 시작된다. 이 전환 과정이 고통스럽다. 왜? 이전 10년에 리비도가 투자되어 있기 때문이다. 집착이 있기 때문이다.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O1씨는 20대의 성공에 집착했다. 놓지 못했다. 그래서 더 고통스러웠다.
맹정현의 말을 더 보자. "잊으려고 노력하면 잊히지 않는다... 차라리 그 대상을 기억하고 회상해야 한다. 그렇게 기억하면 어떻게 되는가? 그 대상에 투자되는 리비도의 양을 미리 앞질러서 고갈시켜 버리는 것이다"[2]
역설적인 이야기다
잊으려면 기억해야 한다
놓으려면 붙잡아야 한다
이게 애도의 역설이다
대운 전환기도 마찬가지다. 이전 10년을 잊으려면 먼저 기억해야 한다. 20대가 어땠는지 돌아봐야 한다. 무엇이 좋았는지, 무엇을 성취했는지, 무엇을 잃었는지. 충분히 회상해야 한다. 그래야 놓을 수 있다. 회상 없이 바로 새 대운으로 넘어가려 하면 실패한다. 이전 10년이 계속 발목을 잡는다.
대운 전환의 타이밍은 언제인가. 생년월일로 계산한다. 33세면 33세 생일에 바뀐다. 하지만 실제 영향은 그보다 일찍 시작된다. 대운 전환의 영향권은 전후 3년이다. 33세에 대운이 바뀐다면 30세부터 징조가 보인다. 서서히 변한다. 31세, 32세 거쳐 33세에 완전히 바뀐다. 그리고 34세, 35세까지 여진이 계속된다. 36세쯤 되면 안정된다. 새로운 대운에 적응한다. 그래서 대운 전환기는 최소 3년이다. 길게는 6년이다.
이 기간 동안 인생이 흔들린다. 불안정하다. 예측이 안 된다. 기존의 것이 무너진다. 새로운 것이 들어온다. 혼란스럽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향후 10년을 결정한다. 잘 보내면 10년이 좋다. 못 보내면 10년이 힘들다. 애도 작업을 제대로 마치면 새로운 대상을 사랑할 수 있다. 제대로 마치지 못하면 계속 과거에 붙들려 산다.
대운이 바뀌면 뭐가 달라지는가.
첫째, 중요한 것이 바뀐다. 식상 대운에서는 창작이 중요했다. 표현이 중요했다. 자유가 중요했다. 그런데 재성 대운으로 바뀌면? 돈이 중요해진다. 소유가 중요해진다. 안정이 중요해진다. 가치관이 완전히 바뀐다. 이전에 중요했던 것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전에 무시했던 것이 갑자기 중요해진다.
둘째, 환경이 바뀐다. 직장이 바뀐다. 거주지가 바뀐다. 만나는 사람이 바뀐다. 하는 일이 바뀐다. 자발적으로든 강제적으로든 환경이 전환된다. O1씨는 좌천됐다. 자발적이 아니었다. 강제적이었다. 하지만 그게 대운이다. 대운은 묻지 않는다. 그냥 바꿔버린다.
셋째, 관계가 재편된다. 인성 대운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멀어진다. 새로운 대운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친구가 바뀐다. 연인이 바뀐다. 결혼하거나 이혼한다. 관계의 대전환이 일어난다. O1씨는 이혼 위기에 처했다. 20대에 만난 아내와 맞지 않게 됐다. 대운이 바뀌면 관계도 재검토된다.
넷째, 건강이 바뀐다. 이전 대운에서 멀쩡했는데 새 대운에서 병이 생긴다. 또는 반대로 이전 대운에서 아팠는데 새 대운에서 나을 수도 있다. 몸이 대운에 반응한다. 다섯째, 성격이 바뀐다. 비겁 대운에서는 사교적이었다. 관성 대운으로 바뀌면 조심스러워진다. 대운이 나를 바꾼다. 내가 대운을 바꾸는 게 아니다.
길한 대운에서 흉한 대운으로 넘어갈 때가 문제다. O1씨가 이 경우였다. 20대 식상 대운은 O1씨 사주에 길했다. 10년이 순탄했다. 그런데 30대 재성 대운은 흉했다. 사주와 안 맞았다. 재성이 너무 많아졌다. 균형이 깨졌다. 그래서 모든 게 무너진 것이다.
길한 대운에서 흉한 대운으로 전환될 때는 충격이 크다. 이전 10년이 좋았으니까. 기대가 있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좋겠지." 착각한다. 그런데 갑자기 안 된다. 당황한다. "왜?" 이해가 안 된다. 받아들이기 힘들다. 저항한다. 그러다가 더 망가진다. 저항은 소용없다. 대운은 막을 수 없다.
맹정현의 말을 다시 보자. "애도 작업이 완결되면, 자아는 다시 자유롭게 되고 억제로부터 벗어나게 된다"[3]
애도를 마치면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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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상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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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 전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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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10년을 제대로 애도하면 새로운
10년을 자유롭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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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애도하지 못하면 계속 과거에 붙들려 산다
새 대운이 왔는데 옛 대운 방식으로 살려고 한다
충돌한다
실패한다
길한 대운에서 흉한 대운으로 넘어갈 때는 내려놓아야 한다. 이전 10년의 성공을 내려놓아야 한다. 기대를 낮춰야 한다. "이번 10년은 버티는 거야." 마음먹어야 한다. 공격하지 말고 방어해야 한다. 확장하지 말고 수축해야 한다. 새로운 것 시작하지 말고 기존 것 지켜야 한다. 이게 흉한 대운을 사는 법이다.
반대로 흉한 대운에서 길한 대운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20대가 힘들었다. 관성 대운이었다. 억눌렸다. 조직에 갇혔다. 상사에게 시달렸다. 하지만 30대 식상 대운으로 바뀌었다. 해방됐다. 자유로워졌다. 창작하게 됐다. 인생이 펼쳐졌다. 이런 경우도 있다.
흉한 대운에서 길한 대운으로 전환될 때는 기회다. 이전 10년의 고통이 밑거름이 된다. 참았던 것이 터진다. 억눌렸던 것이 폭발한다.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게 있다. 너무 급하게 가면 안 된다. 흉한 대운 10년 동안 쌓인 상처가 있다. 빚이 있다. 관계가 깨졌다. 건강이 나쁘다. 이걸 한꺼번에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 천천히 가야 한다. 하나씩 풀어야 한다. 길한 대운이 왔다고 해서 곧바로 모든 게 좋아지지 않는다. 대운은 조건이지 결과가 아니다.
내담자 P1씨는 여성이다. 30세에 대운이 바뀌었다. 20대는 인성 대운이었다. 공부했다. 대학, 대학원. 석사까지 땄다. 학생으로 살았다. 30대는 비겁 대운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혼자가 싫어졌다. 사람이 필요했다. 동업을 시작했다. 대학원 동기와 사업을 벌였다. 처음엔 잘됐다. 하지만 2년 후 깨졌다. 수익 배분 문제로 싸웠다. 결별했다. P1씨는 상처받았다. "선생님, 저는 공부만 할걸 그랬어요." 나는 말했다. "대운이 바뀌면 혼자 있을 수 없어요. 비겁 대운은 관계의 운이에요. 배워야 해요. 사람과 함께 가는 법을."
내담자 Q1씨는 남성이다. 40세에 대운이 바뀌었다. 30대는 재성 대운이었다. 돈을 벌었다. 사업이 잘됐다. 부자가 됐다. 40대는 관성 대운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의무가 생겼다. 세금이 무거워졌다. 규제가 심해졌다. 사업이 어려워졌다. 확장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축소했다. Q1씨는 답답했다. "선생님, 30대처럼 할 수 없나요?" 나는 말했다. "대운이 바뀌면 방식을 바꿔야 해요. 관성 대운은 확장의 운이 아니에요. 수성의 운이에요. 지키는 거예요."
내담자 R1씨는 여성이다. 50세에 대운이 바뀌었다. 40대는 관성 대운이었다. 직장 다녔다. 성실하게 일했다. 50대는 인성 대운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평생 해보고 싶었던 거. 미술. 화실에 등록했다. 그림을 그렸다. 행복했다. 가족들이 이상하게 봤다. "나이 들어서 그게 뭐야?" 하지만 R1씨는 개의치 않았다. "저는 제 인생 살 거예요." 인성 대운은 배움의 운이다. 나이와 상관없다.
대운 전환기에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중대한 결정을 하지 마라. 대운 전환기는 불안정하다. 판단력이 흐려진다. 이 시기에 내린 결정은 후회하기 쉽다. 결혼하지 마라. 이혼하지 마라. 이직하지 마라. 창업하지 마라. 집 사지 마라. 큰돈 투자하지 마라. 3년 기다려라. 새 대운에 안착한 다음에 결정해라.
둘째, 이전 대운의 방식을 고집하지 마라. "30대에는 이렇게 했는데?" 그건 30대 대운이었으니까. 40대는 다른 대운이다.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과거에 얽매이지 마라. 새로운 방식을 배워라.
셋째, 급하게 가지 마라. 대운 전환기는 적응 기간이다. 천천히 가야 한다. 조급하면 실패한다. 여유를 가져라. 시간을 줘라. 3년은 적응기라고 생각해라.
넷째, 저항하지 마라. 대운은 막을 수 없다. 강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 받아들여라. 순응해라. 대운이 요구하는 대로 살아라. 그게 편하다.
다섯째, 건강을 소홀히 하지 마라. 대운 전환기는 몸이 약해진다. 면역력이 떨어진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병이 생기기 쉽다. 건강검진을 받아라. 운동을 해라. 휴식을 취해라.
대운 전환기를 잘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미리 알아라. 자기 사주를 봐라. 언제 대운이 바뀌는지 알아라. 준비하라. "3년 후 대운이 바뀌는구나." 알고 있으면 덜 당황한다.
둘째, 내려놓아라. 이전 10년의 성공을 내려놓아라. 기대를 내려놓아라. 집착을 내려놓아라. "이제 새로운 10년이야." 받아들여라.
셋째, 관찰하라. 새 대운이 뭘 요구하는지 관찰하라. 식상 대운이면 창작을 요구한다. 재성 대운이면 수익을 요구한다. 관성 대운이면 질서를 요구한다. 요구를 파악하라. 그대로 따르라.
넷째, 천천히 적응하라. 급하게 바꾸려 하지 마라. 3년 동안 서서히 바꿔라. 조금씩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라. 실패해도 괜찮다. 배우는 과정이다.
다섯째, 도움을 받아라. 혼자 버티려 하지 마라. 가족에게 의지하라. 친구에게 하소연하라. 상담을 받아라. 대운 전환기는 힘들다. 도움 없이는 견디기 어렵다. 여섯째, 기록하라. 대운 전환기에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하라. 감정을 기록하라. 변화를 기록하라. 10년 후 돌아보면 패턴이 보인다.
대운과 세운의 조합도 봐야 한다. 대운만 보면 안 된다. 세운도 봐야 한다. 대운이 배경이라면 세운은 사건이다. 대운이 무대라면 세운은 배우다. 좋은 대운이어도 나쁜 세운이 오면 그해는 힘들다. 나쁜 대운이어도 좋은 세운이 오면 그해는 괜찮다. 대운과 세운의 조합을 봐야 한다.
특히 대운 전환기에 어떤 세운이 오느냐가 중요하다. 대운이 바뀌는 해에 길한 세운이 오면? 전환이 순조롭다. 새로운 시작이 좋다. 적응이 빠르다. 대운이 바뀌는 해에 흉한 세운이 오면? 전환이 혼란스럽다. 충격이 크다. 적응이 느리다. 힘든 시기가 길어진다. O1씨의 경우, 33세에 대운이 바뀌었는데 그해 세운이 편관이었다. 최악의 조합이었다. 대운 전환의 혼란에 편관의 압박까지. 견딜 수 없었다.
대운 전환기는 힘들다. 하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시기다. 대운 중반에는 바꾸기 어렵다. 이미 굳어졌으니까. 패턴이 고정됐으니까. 하지만 대운 전환기는 유동적이다. 아직 안 굳었다. 방향을 틀 수 있다.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인생이 바뀐다.
하지만 기회를 잡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대운 전환기는 불안하다. 안정을 추구하고 싶다. 기존 것을 붙잡고 싶다. 하지만 그러면 기회를 놓친다. 용기를 내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10년이 또 흘러간다.
대운 전환기는 인생의 분기점이다. 어느 길로 갈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 선택하지 않으면 대운이 선택한다. 그건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닐 수 있다. 당신의 사주를 보라. 언제 대운이 바뀌는가?
무슨 대운으로 바뀌는가? 준비하라. 대운 전환기를 잘 보내면 10년이 달라진다. 못 보내면 10년을 잃는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하지만 기억하라. 애도 없이는 새로운 사랑이 없다. 이전 10년을 제대로 보내지 않으면 새로운 10년도 제대로 시작할 수 없다. 그게 대운 전환의 법칙이다.
[1]맹정현(2015). 『멜랑꼴리의 검은 마술』. 서울: 책담. 50.
[2]Ibid., 49.
[3] Ibid.,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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