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장. 용신운이 오는 해: 균형이 회복되는 해

by 홍종민

10년 만에 숨통이 트였다.

내담자 S1씨는 40대 중반 남성이다. 30대는 지옥이었다. 사업이 망했다. 빚을 졌다. 이혼했다. 건강이 나빠졌다. 우울증이 왔다. 살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 저는 왜 이렇게 안 풀릴까요? 10년 동안 하나도 안 됐어요." S1씨는 절망했다. 손발이 묶인 것 같았다. 뭘 해도 안 됐다.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망가졌다.

그런데 40세가 되던 해부터 달라졌다. 사업 기회가 왔다. 작은 일이었지만 해냈다. 수익이 났다. 빚을 갚기 시작했다. 새로운 여자를 만났다. 재혼했다. 건강이 좋아졌다. 우울증이 사라졌다. 살고 싶어졌다. S1씨가 물었다. "선생님, 갑자기 왜 이렇게 풀려요? 제가 뭘 달리 한 것도 없는데."

나는 S1씨의 사주를 봤다. 30대는 기신운이었다. 사주를 해치는 운. 망가뜨리는 운. 모든 게 안 풀렸다. 40대는 용신운으로 바뀌었다. 사주를 살리는 운. 회복시키는 운. 모든 게 풀리기 시작했다. 나는 S1씨에게 말했다. "용신운이 온 거예요. 당신 사주를 살리는 운이 온 거죠. 30대에 무너진 균형이 40대에 회복되는 거예요."

용신이 뭔가. 사주의 균형을 맞춰주는 오행이다. 사주가 너무 차가우면 불이 용신이다. 사주가 너무 뜨거우면 물이 용신이다. 사주가 너무 강하면 제압하는 오행이 용신이다. 사주가 너무 약하면 도와주는 오행이 용신이다. 용신은 약이다. 사주라는 몸이 아플 때 필요한 약. 그 약이 들어오면 건강해진다.

프로이트가 발견한 개념이 있다. 훈습이다. 저항을 극복하고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 한 번에 되지 않는다. 시간이 걸린다. 반복이 필요하다. 프로이트는 이렇게 말한다. "저항 훈습하기는 실제 치료에서 피분석자에게는 까다로운 과업일 수 있으며 의사에게는 인내심에 대한 시험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작업 중 환자를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부분이다"[1]

변화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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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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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저항을 뚫고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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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이 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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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이 과정을 통해야 진짜 변화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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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신운이 바로 이 훈습의 시간이다. 사주의 불균형이라는 저항을 뚫고 나가는 시간. 10년 동안 막혔던 것이 풀리는 시간.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야 진짜 변화가 일어난다. S1씨의 30대는 저항의 시간이었다. 사주가 요구하는 것과 반대로 갔다. 막혔다. 40대는 훈습의 시간이다. 저항이 풀린다. 흐르기 시작한다.

기신은 반대다. 기신은 독이다. 사주를 더 망가뜨리는 오행이다. 이미 뜨거운데 불을 더하면? 타죽는다. 이미 차가운데 물을 더하면? 얼어죽는다. 이미 강한데 더 강하게 하면? 폭발한다. 이미 약한데 더 약하게 하면? 소멸한다. 기신은 극단으로 몰아간다. 저항을 더 강화한다. 막힌 것을 더 막는다. 기신운이 오면 견딜 수 없다. S1씨의 30대가 그랬다.

프로이트의 말을 더 보자. "전이는 병과 삶 사이의 중간 영역을 형성하며 그것을 통해서 병에서 삶으로의

이행이 이루어진다"[2]

병에서 삶으로. 막힘에서 흐름으로.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이 이행이 용신운에 일어난다. 기신운은 병의 시간이다. 용신운은 삶의 시간이다. 둘 사이에 전환이 있다. 그 전환점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사주는 균형이다. 너무 많아도 안 되고 너무 적어도 안 된다. 너무 뜨거워도 안 되고 너무 차가워도 안 된다. 너무 강해도 안 되고 너무 약해도 안 된다. 적당해야 한다. 중용이 최고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주는 불균형하다. 어딘가 치우쳐 있다. 오행이 편중되어 있다. 그 불균형을 바로잡는 게 용신이다.

사주가 차가운 사람이 있다. 수가 많다. 금이 많다. 겨울에 태어났다. 차갑다. 냉정하다. 우울하다. 감정이 얼어 있다. 웃지 않는다. 관계가 차갑다. 이런 사주는 따뜻함이 필요하다. 불이 용신이다. 불 기운이 들어와야 한다. 여름, 햇빛, 열정, 사랑, 운동, 남쪽. 이런 것들이 사주를 녹인다. 불 기운이 오는 운에 살아난다. 병화, 정화, 사월, 오월. 이때 운이 풀린다.


반대로 물이 더 오면? 기신운이다. 임수, 계수, 해월, 자월. 이때는 더 차갑다. 더 우울하다. 더 얼어붙는다. 아무것도 안 된다. 차가운 사주를 가진 사람은 여름을 기다려야 한다. 남쪽으로 가야 한다. 뜨거운 일을 해야 한다. 열정적인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주가 뜨거운 사람이 있다. 화가 많다. 목이 많다. 여름에 태어났다. 뜨겁다. 조급하다. 흥분한다. 감정이 끓어오른다. 쉽게 화낸다. 관계가 뜨겁다가 타버린다. 이런 사주는 차가움이 필요하다. 물이 용신이다. 물 기운이 들어와야 한다. 겨울, 그늘, 냉정, 이성, 명상, 북쪽. 이런 것들이 사주를 식힌다. 물 기운이 오는 운에 안정된다.

반대로 불이 더 오면? 기신운이다. 더 뜨겁다. 더 조급하다. 더 폭발한다. 사고가 난다. 관계가 깨진다. 일이 폭발한다. 뜨거운 사주를 가진 사람은 겨울을 기다려야 한다. 북쪽으로 가야 한다. 차가운 일을 해야 한다. 냉정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주가 강한 사람이 있다. 일간이 강하다. 비겁이 많다. 인성이 많다. 에너지가 넘친다. 자신감이 넘친다. 독불장군이다. 남 말을 안 듣는다. 혼자 다 한다. 부딪힌다. 이런 사주는 제어가 필요하다. 관성이 용신이다. 나를 제압하는 오행. 규칙, 질서, 상사, 조직. 이런 것들이 사주를 통제한다. 관성운이 올 때 자리를 잡는다.

반대로 비겁이나 인성이 더 오면? 기신운이다. 더 강해진다. 더 독불장군이 된다. 더 부딪힌다. 조직에서 튕겨나간다. 관계가 깨진다. 혼자 남는다. 강한 사주를 가진 사람은 관성운을 기다려야 한다.


사주가 약한 사람이 있다. 일간이 약하다. 비겁이 없다. 인성이 없다. 에너지가 부족하다. 자신감이 없다. 남에게 의지한다. 결정을 못 한다. 쉽게 무너진다. 이런 사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인성이 용신이다. 비겁도 용신이다. 나를 도와주는 오행. 어머니, 스승, 형제, 친구. 이런 것들이 사주를 강화한다.

반대로 재성이나 식상이 더 오면? 기신운이다. 더 약해진다. 더 무너진다. 더 의존적이 된다. 아무것도 못 한다. 병든다. 약한 사주를 가진 사람은 인성운이나 비겁운을 기다려야 한다.

내담자 T1씨는 여성이다. 사주가 차가웠다. 수가 많았다. 20대는 수운이었다. 더 차가웠다. 우울증이 왔다. 관계가 안 됐다. 연애를 못 했다. 30대는 화운으로 바뀌었다. 용신운이 왔다. 녹기 시작했다. 웃게 됐다. 사람들과 가까워졌다. 연애를 했다. 결혼했다. T1씨가 말했다. "선생님, 20대 저는 죽은 사람 같았어요. 30대 들어서 살아난 기분이에요."

내담자 U1씨는 남성이다. 사주가 뜨거웠다. 화가 많았다. 20대는 화운이었다. 더 뜨거웠다. 사고를 쳤다. 싸웠다. 관계가 깨졌다. 일이 폭발했다. 30대는 수운으로 바뀌었다. 용신운이 왔다. 식기 시작했다. 냉정해졌다. 참게 됐다. 일이 안정됐다. U1씨가 말했다. "선생님, 20대 저는 미친 사람 같았어요. 30대 들어서 정상이 된 기분이에요."

내담자 V1씨는 남성이다. 사주가 강했다. 비겁이 많았다. 20대는 비겁운이었다. 더 강했다. 독불장군이었다. 조직에 못 맞았다. 튕겨나갔다. 사업을 했다. 망했다. 30대는 관성운으로 바뀌었다. 용신운이 왔다. 제어되기 시작했다. 조직에 들어갔다. 규칙을 따랐다. 안정됐다. V1씨가 말했다. "선생님, 20대 저는 날뛰는 말 같았어요. 30대 들어서 길들여진 기분이에요."


용신운이 왔다고 모든 게 좋은 건 아니다. 조심할 게 있다.

첫째, 과유불급이다. 용신이 너무 많이 오면 오히려 독이 된다. 차가운 사주에 불이 용신이다. 하지만 불이 너무 많이 오면? 타버린다. 적당히 와야 한다. 용신운이 와도 다른 오행과 균형을 봐야 한다.


둘째, 용신운이라고 편하게 있으면 안 된다. 용신운은 기회다. 이 시기에 쌓아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 용신운이 저절로 좋게 해주는 게 아니다. 좋아질 수 있는 조건을 준다. 실제로 좋아지려면 노력해야 한다. 프로이트도 말했다. "의사가 환자에게 저항을 밝혀내고 말해 주는 것으로 시작된다"[3]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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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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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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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용신운에도 나쁜 세운이 오면 그해는 힘들다. 용신 대운이라도 기신 세운이 오면 그해는 막힌다. 대운과 세운을 함께 봐야 한다. 넷째, 용신이 변할 수 있다. 사주가 변하면 용신도 변한다. 젊을 때 용신과 나이 들어서 용신이 다를 수 있다. 환경이 변하면 용신도 변한다. 고정된 게 아니다. 유동적이다.


기신운은 어떻게 견딜 것인가.

첫째, 인정하라. "이 시기는 안 풀리는 시기야." 받아들여라. 저항하지 마라. 싸우면 더 힘들다. 순응해야 덜 힘들다.


둘째, 방어하라. 공격하지 마라. 새로운 것 시작하지 마라. 기존 것을 지켜라. 확장하지 말고 축소해라. 기신운에는 버티는 게 목표다. 성공이 아니라 생존이 목표다.


셋째, 최소화하라. 기신운에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큰일 벌이지 마라. 작게 가라. 욕심 부리지 마라. 적게 잃는 게 목표다.


넷째, 준비하라. 기신운이 끝나고 용신운이 오면 일어서야 한다. 기신운 동안 준비해라. 배워라. 기술을 익혀라. 관계를 만들어라. 용신운이 왔을 때 바로 뛸 수 있게.


다섯째, 건강을 지켜라. 기신운에는 몸이 약해진다. 병이 생기기 쉽다.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라. 운동해라. 잘 먹어라. 잘 자라. 몸이 무너지면 용신운이 와도 못 쓴다.


자기 용신을 어떻게 알 것인가.

전문가에게 사주를 봐라. 용신을 물어라. 하지만 스스로도 짐작할 수 있다. 내가 편한 게 뭔가? 그게 용신이다. 여름이 좋은가? 화가 용신이다. 겨울이 좋은가? 수가 용신이다. 혼자 있는 게 편한가? 비겁이 용신이다. 조직이 편한가? 관성이 용신이다. 배우는 게 좋은가? 인성이 용신이다.

몸의 신호를 들어라. 어떤 환경에서 건강한가? 그게 용신 환경이다. 어떤 사람을 만날 때 편한가? 그 사람이 가진 오행이 용신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잘 되는가? 그 일의 오행이 용신이다. 삶이 알려준다. 몸이 알려준다. 관계가 알려준다. 주의 깊게 관찰하면 알 수 있다. 용신은 멀리 있지 않다. 이미 당신이 좋아하는 것 속에 있다.

용신운은 균형이 회복되는 해다. 사주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오행이 들어온다. 차가운 사람에게 불이 온다. 뜨거운 사람에게 물이 온다. 강한 사람에게 제어가 온다. 약한 사람에게 도움이 온다. 용신운이 오면 살아난다. 건강해진다. 운이 풀린다. 10년 동안 안 풀렸던 것이 풀린다.

기신운은 반대다. 균형을 더 깨뜨린다. 더 차갑게 하고 더 뜨겁게 하고 더 극단으로 몰아간다. 기신운이 오면 무너진다. 병든다. 운이 막힌다. 하지만 기신운도 지나간다. 영원하지 않다. 10년을 버티면 용신운이 온다. 기다리면 온다.

당신의 사주를 보라. 당신의 용신은 무엇인가? 지금은 용신운인가 기신운인가? 용신운이면 기회를 잡아라. 최대한 활용해라. 기신운이면 견뎌라. 버텨라. 지나간다. 용신운은 반드시 온다. 그때를 준비하라. 용신운을 잘 쓰면 인생이 바뀐다. 못 쓰면 기회를 놓친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하지만 기억하라. 균형은 스스로 오지 않는다. 훈습이 필요하다. 시간이 필요하다. 인내가 필요하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 진짜 변화가 일어난다.



해담 사주 명리 상담 : 네이버 엑스퍼트

[1]지그문트 프로이트/ 이덕하 역(2021). 『끝낼 수 있는 분석과 끝낼 수 없는 분석』. b. 129.

[2]Ibid., 127.

[3]Ibid.,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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