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하유지향 Sep 16. 2022

풍경의 발견

눈물 나는 날

거실 한가운데 회색 양말이 쓰러져 있습니다

쓰러진 대로 한동안 기척이 없습니다

하루 종일 어디를 다녀왔나 봅니다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어느 날의 나인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날의 그인 것 같기도 하고

어제 스쳐 지났을 누군가일 것 같기도 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회색 양말은

제 몸 알맹이는 어디에 벗어두고

얇은 껍질만 입고 돌아와

한 짝은 등을 대고 한 짝은 어깨를 댄 채

거실에 누워있는지.






작가의 이전글 풍경의 발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