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배려
아내는 나와 마찬가지로 소방관이다.
그녀는 이 지역에서도 출동 횟수가 손에 꼽힐 정도로 많은 곳에서 근무한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육아의 70퍼센트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퇴근 후 밥을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한다.
나도 하긴 하지만 아내의 지분이 더 많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아이가 태어난 후 우리는 팀을 바꿨다.
그래서 내가 근무한 다음날은 아내가 일하러 나간다.
우리는 3일에 한번씩 같은 시간을 보낸다.
아내는 피곤하다.
하지만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눈이 풀린 채로 웃고 있으면
더 미안하고 안쓰럽다.
그래서 우리가 함께하는 날
그 시간은 무엇이든 함께하려고 한다.
하지만 난 가끔씩은 너무 지쳐
누가 발로 차도 못일어날만큼 깊은 잠에 빠져버리곤 한다.
그때 아내는 집에 없다.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내가 좀 더 쉴 수 있게.
간이 안좋은 나를 위한 배려란다. 오래 살아란다.
이러다가 아내 간도 안좋아질 거 같다.
내가 더 잘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