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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Jun 04. 2024

사랑의 길

우리는 종종 우리가 사랑을 한다고 말하지만 사랑이 우리를 이끈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주체적으로 사랑을 만들어간다고 여기지만 실은 사랑이 우리를 만들고 사랑이 우리를 세운다.


처음부터 우리에게 사랑이 있었는가. 사랑은 부모님께로부터 흘러온다. 친척들과 이웃으로부터도 사랑은 흘러온다. 더 크게 본다면 생명을 낳은 우주와 자연으로부터 사랑이 우리에게 스며들어 온다. 


그 사랑이 우리 안에 어느 정도 채워져야 우리는 사랑을 인식한다. 사랑의 웅덩이에서 물고기가 뛰놀고 웅덩이를 둘러 꽃이 피어나듯이 채워짐 속에 사랑이 성숙한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이 사랑이 많은 이유다.


채워짐이 없으면 결핍을 느낀다. 결핍은 갈구하게 되고 그런 욕망은 허기를 채우기에 급급하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니라 내 것을 먼저 채우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면 그 마음은 결핍과 허기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결과도 허기와 결핍이다. 


사랑은 채워짐으로 더 큰 사랑을 낳는다. 채워짐을 위해서는 먼저 베풀어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지 않고 꼭 쥐고 있으면 상대도 절대 자신의 것을 내놓지 않는다. 내가 먼저 마음을 주었을 때 상대도 마음을 건넨다. 무조건 주는 사랑, 무조건 받는 사랑은 신과의 사랑밖에는 없다.


내가 누군가에게 베푼다는 의미는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다. 돌아오지 않는다고 속상해 하거나 눈물 흘릴 필요는 없다. 이미 내가 베풀었으므로 내 마음이 풍성해진다. 가득 찬다.


사랑이 서로를 채우면 변화가 일어난다. 상대를 벨 것 같은 날선 마음도 부드러운 보름달이 된다. 사랑은 혼자 채워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채워지는 일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 사랑이다. 사랑은 내어주줌으로 받는 선물이다. 


사랑하는 마음은 상대를 채우는 것 같아도 실은 나를 채운다. 내가 사랑을 많이 내어줄수록 더 많은 사랑이 나에게 돌아온다. 사랑을 많이 할수록 충만해지는 이유다.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도는 나를 채울 수 없다. 내가 먼저 내어주지 않으면 어떤 사랑도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의 빗장을 걸어놓고 손님을 초대하는 일과 다름이 없다.


문제는 나다. 나의 마음을 열지 않으면, 문을 잠그고 있으면 사랑은 오지 않는다. 내가 빗장을 열면 사랑이 나를 이끈다. 더 큰 사랑으로 나아가게 한다. 마음을 열어야 한다. 열면 더 큰 세상이 보인다.


길은 내 안에 있다. 다르 곳을 바라보는 사람은 정작 풍경을 모르는 사람이다. 내 안의 풍경을 아름답게 수놓은 사람은 온기롭고 화기가 넘친다. 긍정의 기운이 넘치고 절망을 넘어 앞을 향해 나아가는 힘이 있다.


사랑이 나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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