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술장난 09화

[싱글몰트] 글렌그란트 12년은 사과맛이다

by homeross

늦은 밤 조용하게 한잔 생각이 날 때면 주로 위스키를 한잔 마시고는 하는데

싱글몰트 위스키는 각각의 특징이 명확해 종류별로 먹어보는 재미가 있어 즐겨 마시고는 한다.


이날은 냉장고에 손님 대접을 하고 하루 숙성된 광어회가 조금 있어서

썰어 놓고는 '글렌 그란트 12년'을 한잔 곁들였다.


글렌그란트 증류소는 영국에서 물맛 좋기로 소문난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인데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이탈리아에서

싱글 몰트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 싱글몰트라고 한다.


글렌 그란트 12년 /43%

처음 한잔을 마셔보면 약간 스파이시한 느낌이 있는데 강하거나 오래가지는 않는다.

이어서 사과향이 입안에 가득히 퍼져 코와 입안을 지배한다.

상큼함과 농익음 그 사이에 있는 달콤하면서도 상큼함의 그어딘가쯤의 향이 즐거움을 주었다.

알코올도수가 43% 인데 그에 비해 목 넘김이 상당히 부드럽게 느껴져서

모르고 마셨을 때는 40% 제품으로 착각했을 정도이다.


글렌리벳을 마셨을 때의 화사함과 어느 정도 맥락을 함께하는 것 같으면서도

글렌리벳이 꽃향기 같은 화사함이라면 글렌 그란트는 과일과 같은 화사함이 이었다.

조금 더 묵직하다고 표현하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한모금 한입


색은 옅은 호박색으로 그리 진하진 않고 질감도 꾸덕한 편은 아니다.

회와 궁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막 나쁘지는 않았다.


역시 회에는 아일라 지방 위스키에 스모키 함이 조금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는 한데

이 스모키 함이 사람마다 호불호가 강하기에 (소독약 냄새라고 표현들 한다)

누가 마셔도 상큼하고 달콤한 글렌 그란트가 대중적인 입맛에는 더욱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알코올맛 사과



그렇게 맛있는 한 점과 한잔을 하고는 곧 행복한 잠을 청했다.

꿈속에서 백설공주에게 왕비가 글렌 그란트 12년을 주는 꿈을 꾸었다.

백설공주는 취해서 왕자가 와도 일어나지 못하고 주사를 부리는 꿈말이다.

백설공주는 왕자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술병을 꼭 쥔 채 행복해 보였다.


글렌 그란트 12년은 달콤하고 상큼한 사과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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