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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잡지 못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

망하는 게임을 논하다.

by 정원철

기회를 잡지 못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 – 『회음후열전』


초(楚)나라의 항우(項羽)와 한(漢)나라의 유방(劉邦)이 제나라에서 전쟁 중이었을 때, 한신(韓信)이 유방을 도와 항우는 크게 패하게 된다. 제나라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한신은 제나라의 왕이 되었다. 이때 유방과 항우는 광무산에서 각각 서광무와 동광무를 차지한 채 교착 상태에 있었다.

이에 초조해진 항우는 한신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하여 무섭(武涉)이라는 신하를 한신에게 보내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자 했다.

무섭이 한신에게 말하길,

“항왕(항우)께서는 번번이 유방의 목숨을 살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유방은 위기만 벗어나면 약속을 어기고 항왕을 공격하였습니다. 유방은 믿을 수 없는 자입니다. 지금은 유방이 폐하를 신뢰하는 척하는 것입니다. 항왕이 건재하지 못하면 폐하 역시 운명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정세는 폐하께서 항왕 편에 서면 항왕이 이기고, 유방 편에 서면 유방이 이기게 될 것입니다. 만약 유방 편에 서서 통일을 하게 된다면 다음 차례는 폐하입니다. 그러니 항왕과 손을 잡고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패권을 다투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하지만 한신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항왕을 섬길 때 내 벼슬은 낭중에 지나지 않았소. 내가 계책을 낼 때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소. 이에 과인은 초나라를 떠나 한나라의 유방에게 의탁했고, 유방은 날 상장군으로 임명하고 수많은 군사를 내게 주었소. 자신의 옷을 벗어 입혀주었고 음식을 나누어 주었으며 내 말을 들어주고 나의 계책을 받아들였소. 그래서 지금 내가 있는 것이오.

"그런 내가 배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요."


이에 무섭은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때 한신의 책사인 괴통(蒯通)이 현실을 파악하고 한신에게 설득하려 한다. “사람의 귀천은 골상에 있고 근심과 즐거움은 얼굴빛에 있으며 성공과 실패는 결단력에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살피면 실패가 없습니다.”

한신이 묻는다.

“자네가 보기에 과인은 어떤가?”

괴통이 대답한다.

“한신의 관상을 보면 제후의 상에 지나지 않아 위태롭습니다. 그러나 등을 보면 귀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처음에 천하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 그 뜻은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지금은 초나라와 한나라의 다툼에 애꿎은 백성만 죽어 황야는 시체가 쌓여 부모가 자식의 해골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지금은 서로 빈틈을 보고 있는 형세입니다. 지금 항우나 유방의 운명은 당신 손안에 있습니다. 왕께서 누구 손을 들어주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


그러나 한신은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였고, 며칠 뒤 괴통은 다시 한신을 찾아 설득했다.

“남을 따라 잡역이나 하는 자는 만승의 권력을 잃게 되고, 쥐꼬리만 한 녹봉에 만족하는 자는 재상이 되지 못합니다. 용맹한 호랑이도 주저앉으면 벌이 쏘는 것만 못하고, 천리마도 머뭇거리면 늙은 말이 천천히 걷는 것만 못하고, 순임금이나 요임금처럼 지혜가 많아도 벙어리가 손짓하는 것만 못합니다. 이는 실행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기회는 기다리는 자에게는 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신은 차마 유방을 배신하지 못하였고, 이에 괴통은 한신이 자기의 계략을 무시하자 미친 척하고 무당이 되었다.


위의 사기 사례에서 나오는 유명한 고사성어가 바로 ‘토사구팽(兎死狗烹)’이다.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라는 뜻이다.

결국 한신은 유방의 부인 여태후에게 죽게 된다. 죽으면서 한신은 “괴통의 계책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구나.”라고 했다.


결국 죽음 앞에서 후회하는 꼴이 된 것이다. 한신이 괴통의 말을 듣고 삼분지계(三分之計)를 사용했다면, 유방이 아닌 한신이 통일하는 역사를 남겼을지 모르는 일이다.


괴통처럼 게이머는 게임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충고한다. 하지만 이러한 게이머의 충고를 듣지 않으면, 게이머는 떠난다. 그리고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게임이 망하고 나서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없다.


게이머가 피드백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1. 게임이탈
2. Q&A

3. 메일의견

4. 리뷰

크게 4가지로 나눠보았다.


다 중요하지만 여기서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이 "게임이탈"이다.

게임이탈은 유저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준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의 레벨이나, 퀘스트 등에서 이탈 구간을 게임 로그를 통해서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분석은 정말 중요한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이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고, 해결방안을 내놓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만약, 본인이 속한 게임 개발에서 이러한 분석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게이머의 의견을 어떻게 현명하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괴통이 했던 말 중에 “실행이 중요하다.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다.”라는 말을 꼭 명심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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