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태와 태만 Nov 07. 2022

양으로 태어났다.(06)

내 길을 준비해야지.

난 생의 행동들 중 내가 잘하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았다. 

무리가 안전할 수 있는 높은 바위를 찾아 오르기. 

무리를 위해 싱싱한 풀 냄새를 맡고 찾아내기. 

무리를 위해 매일 다니던 그 길을 오차 없이 걸어 다니기. 

그 중에 나만을 위한 것은 없다. 

내게 하려던 엄마의 마지막 말. 그 말이 무엇이었을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난 건강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억지로라도 배가 가득 차게 먹었다. 

연신 코를 땅에 박고, 풀을 뜯고, 입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오물거렸다. 

다른 무리들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난 건강해졌다. 

이전 05화 양으로 태어났다.(0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